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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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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리얼해서 슬픈 더킹 투하츠, 재하의 희망이 우리의 미래이다. 대체 이게 어디를 봐서 가상 드라마라는 말일까? 입헌 군주제라는 설정에 북한녀와 남한 국왕과의 로맨스라면서? 남과 북의 문화 차이에 의한 갈등들, 흔한 로맨스물의 공식에 의한 툭탁거림들이 나올 줄 알았다. 그리고, 장르 설정상 '블랙 코미디' 라고 정체성을 규정해 놓았으니 약간의 사회 정치적 현실에 대한 묘사가 양념정도로는 들어가겠지 - 라고 예상했다. 갈등 부분이 보통보다는 약간 심각하리라- 는 것 정도는 예상했다. 그런데 이건 배신이다. 이토록 깊숙하게 들어 갈 줄은 몰랐다. 샤방한 이승기의 얄밉도록 발랄한 깐족거림과 매력적인 하지원의 궁합을 초콜렛 장식처럼 얹어서 우릴 유혹했던 거다. 이번 17화에서 납치되었던 김항아 ( 하지원 ) 가 탈출해 빠져 나올 때 내가 안절부절 못했던 이유는 무엇때문이었을..
재신 공주가 시경에게 내밀었던 마이크의 의미 - 더킹 투하츠 ■ 두 사람이 엇갈리고 있는 이유 15화와 16화에서 재신 공주와 함께 나오는 은시경 씬은 아주 흥미로왔다. 은시경이라는 인물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 오는 걸 느꼈다. 은시경이라는 캐릭터에 조금 더 입체감이 생긴 것이다. 노래방 마이크를 건네는 장면이 이해가 안된다는 반응들도 있었다. 그리고 은시경이 건넨 ' 장난감 ', ' 싫증나실 거에요' 라는 대사가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는 반응들도 있었다. 이전에 그려져 왔던 은시경이라는 캐릭터의 일관성을 조금 벗어난 게 아닌가 하는 반응이었다. 내 생각엔 작가가 미리 염두에 둔 은시경 캐릭터의 모델이 있었을 것 같다. 은시경은 내가 예전에 어디선가 보았던 몇 남자들의 특징들이 겹쳐지는 지점에 서 있는 남자이다. 그리고, 은시경과 재신 공주가 서로에 대해 갈..
우리에겐 은시경같은 남자가 필요해 - 포텐터진 더킹 투하츠의 조정석 # 압도 된 건 시경이 아니라 우리였어 봉봉과 취조실에서 마주 한 은시경의 저 표정을 보라. 은시경도 나같이 그녀에게 압도 당한 줄로만 알았다. 재신을 그렇게 만든 이가 자신이라는 것을 빈정거리듯 말하는 봉봉. 자신을 어쩌지 못하리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어서 그랬을 것이다. 그녀는 곧 클럽 엠과 동격이다. 평소 무뚝뚝함이 지나쳐 다소 표현력이 부족해 보이기까지 했던 시경. 그의 반응은? 압박하듯 시경의 손을 감싸 쥐었던 봉봉의 손을 거칠게 뿌리쳐 내더니 단호하게 말하더라. 수갑 채워 - 내 걱정에 대한 약간의 반전이었지만 이건 아직 전초전이었다. # 은시경이 필요한 ' 우리 ' 란 누구? 일단 드라마 내부에서 보자. ▶ 시경은 재하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다. 힘든 왕의 역할, 믿고 맡길 만한 사람이 재하 곁..
날으는 원더 항아에 환호했던 이유 - 더킹 투하츠 예상했던 스토리임에도 가슴이 뛰었다. 항아가 회전 목마 건너 편 위에서 돋움질을 해 밤하늘을 날을 때 나도 모르게 환호성을 지르고 말았다. 박지성이 골을 넣었을 때 마냥. ■ 히어로물의 공식 항아가 재하를 구하는 씬에서만큼은 정확히 히어로물이었다. 그 순간만큼은 고층 끝에 매달린 여주인공을 구하러 달려 온 스파이더맨이요, 달려 오는 기차 앞에서 망연자실한 그녀를 낚아 채 날아 오르는 수퍼맨이었다. 항아가 나쁜 놈들을 완벽하게 제압할 때 TV를 보던 나는 어린 아이처럼 신이 났다. 육백만불의 사나이와 소머즈를 보며 TV앞에서 똑같이 팔 다리를 휘두르던 내 여섯살 때로 돌아가는 듯 했다. 신나서 가슴이 터지는 것 같았던 그 때로 - 일견 유치해 보일 수도 있지만 히어로물의 이런 극적인 장면들에는 사람을 흥분..
더킹 투하츠의 이승기, 이러려고 미리 깐족댔었구나 클럽 M의 계략으로 선왕의 죽음에 북한이 배후라고 밝혀진다. 후에 북한의 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진실을 국민 앞에 밝힐 수 없었던 정치권은 희생양으로 항아(하지원)를 내세우게 된다. 심적으로 압박을 많이 받았던 항아는 재하(이승기)에게 서러움을 토로하지만 그 자신도 이미 예민해있던 재하는 이를 보담아 주지 못하고 다투게 된다. 다툼 끝에 북한으로 돌아가라고 말해 버리는 재하. 어머니와 재신공주는 이런 재하를 탓하고 재하 자신도 마음 한 구석에 미안함과 후회가 밀려 온다. 한편, 형(선왕)의 일성록 키워드를 찾아 낸 재하는 배후에 클럽 M의 존재가 있음을 알게 된다. 수장인 김봉구(윤제문)와 대면한 자리에서 재하는 그가 직접 자신의 입으로 선왕을 죽였음을 말하는 걸 듣는다. 분노하지만 비서실장 은..
항아 아버지가 바라는 단 한가지는? 더킹투하츠의 가슴 찡한 부성애 김항아의 아버지가 등장하는 씬에서는 묘한 가슴울림이 느껴진다. 이전 화에서도 항아 아버지가 등장할 때마다 뭔가 짠한 게 있었다. 항아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과 애정. 걱정, 애틋함. 어머니의 사랑과는 다른 부성애의 결 굵음이 또 다른 파동으로 내 가슴에 울려 왔다. 재하와 항아가 키스하는 걸 목격한 항아의 아버지는 처음에 재하를 닥달했었다. 닭잡는 개처럼. 말씀해 보시디요. 내 딸을 좋아한깁니까, 농락한 깁니까? 이 때만 해도 재하가 항아 아버지의 바지 가랑이를 잡고 매달렸었다. 하지만, 약혼이 기정 사실화 되자 항아 아버지는 걱정하게 된다. 딸이 진정으로 행복해지려면 재하의 사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딸을 남측에 홀로 놔 두고 북한으로 떠나갈 때 항아 아버지는 무릎을 꿇고 항아를 부탁한다. 내 딸,..
참아야 하는 눈물이 더 슬픈 법이야, 더킹 투하츠 연속 방송되었던 7화와 8화는 슬픔의 최상급이었다. 장장 두 시간을 걸쳐 시청하는 내내 마음이 아파 울컥거렸다.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그 한계선을 넘은 것이 분명한 그들의 비극. 거의 가족 해체의 수준까지 가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소리내어 대성통곡하고 실신할만큼 눈물을 쏟아 내어도 부족한 그 지경에서 그들은 자신보다 다른 가족의 상처를 더 걱정해서 마음껏 울지도 못했다. 스스로 서 있기조차 힘든 그 상황에서 서로를 떠받쳐 주려 노력하는 그들이었다. 사랑과 책임감으로 어금니 깨물고 표정과 몸가짐을 바로 잡는 그들에게서 나는 비극과 감동을 동시에 느꼈다. ■ 재하의 이야기 - 눈물을 흘릴 시간은 내게 없어 응석부리며 한없이 매달릴 수 있었던 형이었다. 재하가 그렇게 제멋대로일 수 있었던 것은 형이라는 빽이 ..
더킹 투하츠, 키스씬 앞에 대사많은 것으로는 역대 최고가 아닐까? 여러 모로 더킹 투하츠가 사람을 놀래킨다. 다름 아닌 냉장고 앞 키스씬 말이다. 여타 드라마에서는 키스씬 방영 이전부터 홍보 자료를 미리 돌리는 것이 보통이다. 로맨스 드라마에서 키스씬은 강력한 한 방이다. 작정하고 찍었으니 그 효과를 시청률로 모두 챙겨가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일각에서는 스포를 피해가고 싶은 마음도 몰라 주고 기사를 통해 미리 알게 되어 속상해 하기도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키스씬 촬영 때 NG가 몇 번이 났다거나 몇 시간동안이나 찍었다거나 촬영 이면의 이야기들까지 미주알 고주알 다 알려줘 왔었다. 그런 면에서 일단 더킹 투하츠의 키스씬은 예기치 못했기에 놀라웠다. 거기까지 진행될 줄은 몰랐다. 더킹 투하츠가 스토리 진행에서도 진부함을 피해 가며 신선한 놀라움을 줘 왔었기 때문에 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