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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나들이

[맛집] 금수복국, 간을 기계로 맞춘건가?

돌아 가신 시아버님께서 복국을 참 좋아하셨다. 이 곳 울산의 복국집은 거의 다 다니신 듯 했는데 성에 차는 데가 없으셨나보다.

새로 생긴 복국집이 있다고 같이 가 보자 청하면 이미 가 보셨단다.

거기 콩나물 국물맛밖에 안 나더라.


예전엔 안 그랬단다. 복어를 아끼려다 보니 다른 것들로 국물맛을 낼 수 밖에 없나보다고.

통영에 시장통에서 졸복국을 먹어 봤는데 아마 그게 내가 먹어 본 중 가장 맛있었던 복국이었던 것 같다. 자잘한 졸복들을 일일이 다 장만해서 뚝배기 국그릇의 2/3가 다 졸복들이었다. 다른 재료는 거의 들어가지 않고 모두 복어들로만 국물을 낸 진국. 졸복들은 모두 한 마리가 통째로 입에 들어 가는 크기라서 그대로 건더기를 건져 내서 와사비 간장에 찍어 먹었었다.

이번에 가게 된 복국집은 해운대에서 유명한 '금수복국'이다.

금수복국은 해운대 이름난 암소갈비 근처에 있다. 초원복국도 바로 50미터 정도 되는 곳에 있고 맛집들이 다 모여 있다. 달맞이 길이던가 인근에 풍취 좋은 곳에 분점이 생겼다고 하던데 본점은 아직 거기다.

큰 길에 눈에 띄도록 큰 입간판과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는데 정작 음식점은 바로 그 뒷길에 위치해 있다.




이게 밀복이다. 만육천원 되겠다.

복어는 아시다시피 끓여도 생선살이 퍼지지 않는다. 땡글땡글 씹는 맛이 좋다.



따라 나오는 빈 접시에 살코기를 꺼내서 초장을 묻혀 먹으면 된다.


국물맛을 평하자면 - 오래 되고 입소문을 탄 집이라 그런지 영 허당은 아니다. 첫 숟갈 뜬 느낌이, 제법 맛있는데? -

천천히 음미해 보자니 순수 복어로만 국물을 낸 건 아니고 뭔가 베이스로 다른 걸 이용해 조금 국물을 만든 후에 복어로 다시 지리를 끓인 듯 하다. 하지만, 노골적으로 다른 것의 맛이 확연하게 느껴진 건 아니다.

어떤 대구국집을 가 보면 가쓰오부시라든가 멸치 육수 등 다른 걸로 베이스를 만드는 데 그것들이 맛이 더 강해 주객이 전도된 곳도 있더라.

여기는 예민하게 알아 차릴 사람만 알 정도였다.

그리고, 놀라운 건 그 염도 조절이었다. 짜기 직전에 멈춘, 살짝 간이 간간한 느낌의 국물. 이걸 사람 입맛으로 맞춘 것인가 싶을 정도로 절묘했다. 염도 맞추는 기기를 이용한 게 아닐까?





반찬은 이 정도로 나왔다.

저 쪽에 보이는 두부는 뎁혀져서 쫄깃쫄깃한 식감이다.

간 날이 주말인데 주말에는 점심 정식 특선은 되질 않는다.





그래서, 이걸 하나 시켰다. 복어찜.

특이한 건 저 사이에 두께 0.5 센치 정도의 바싹 구운 누룽지가 들어 있다는 거다. 콩나물의 아삭한 식감에 쫄깃한 복어살, 그리고 바삭한 누룽지등으로 식감들을 다양하게 만들었다는 게 특징이다. 처음엔 다섯명에 복지리 다섯 그릇만 해도 배가 찰텐데 하고 이걸 추가로 시킨 걸 걱정했지만 마지막엔 싹싹 바닥까지 긁어 잘 먹었다.

옆 테이블들을 보니 특으로 시키면 만 구천원 가격인데 양이 훨씬 많았다. 둘이서 이걸 하나 시키고 요리를 하나 작은 사이즈로 시키고, 이런 식으로 먹는 분들이 많았다.

여자들 배에 한 사람 당 한 그릇은 조금 양이 많지 않았나 싶다.






이건 이층에서 내려 오던 계단 중간에 장식된 코지 코너.

사람이 많을 땐 대기번호를 받기도 한다던데 우린 점심시간을 살짝 지나 간 때문인지 한가로웠다.





큰 길에 안내 간판과 주차장 입구가 보이고 여기는 바로 그 뒷길이다. 주차는 주차 요원이 따로 주차를 해 주니 키만 맡기고 들어 가면 된다.




까치복 2만원, 밀복 16000원, 은복 만원이다. 각각의 복지리는 조금 더 큰 특대사이즈가 있다. 그리고 각각의 복지리에는 땡초를 넣은 메뉴가 원래의 가격에 천원을 추가해서 판매하고 있다.

주말에는 점심 정식 특선 - 복지리에 갖가지 복요리들이 조금씩 맛보기로 나오는 것 - 이 나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