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갔을 때는 11월 말.
한국은 이미 단풍철이 예전에 끝났을 시간이지만 아래쪽인 이곳은 단풍이 한창이었다.
자유시간을 너무 짧게 배당받아 우리는 헐레벌떡 돌아 다닐 수 밖에 없었다. 참 볼 게 많은 동네였는데 말이다.
이곳은 원래 관광지가 아니고 청년들이 다 떠나고 노인네들만 남은 오래된 동네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동네 노인들이 모여 마을을 부흥시킬 방안을 연구했단다. 일본은 원래부터 집안에서 가업으로 하나를 정하면 계속 그걸 파고 드는 장인정신이 있는 데라서 이 동네 역시 각 집마다 그런 특업들을 하나씩 갖고 있었다고. 예를 들면 케이크만 백년째 만드는 집, 우동집, 고로케집, 도자기 만드는 집 등등.
그것을 특화시킨 것이다. 관광객이 모여들기 시작하고 떠났던 청년들도 다시 마을로 돌아 왔단다. 사람들이 모여 들기 시작하자 수제 버거집과 예쁜 까페들, 레스토랑, 갤러리 등도 생겼다.
관광객들을 위한 료칸도 군락을 만들어 생겨났다.
료칸 : 일본식 다다미방에 숙박과 식사, 노천탕 등이 풀패키지로 제공되는 최상 등급의 숙소이다.
여기가 고로케를 파는 곳인데 여기도 줄을 많이 서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갈 곳은 여기가 아니고 다른 데였다. 금상 코로케, 일본어로 킨쇼 코롯케라는 곳이었다. 제 1회 전국 코로케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는 곳이다.
조금 더 가니 그 금상 고로케 가게가 보였다.
요거다. ㅎㅎ
150엔이고 금방 튀겨서 더 맛있었다.
이 거리 초입에는 아주 유명한 롤케이크 전문점이 하나 있다. 사진 속 저 건물과는 아무 상관이 없고 - ;
시간이 허락되었다면 선물용으로 하나 사서 들고 왔을텐데 줄도 길었고 시간도 촉박해서 못 산 게 아쉬웠다.
이 길에는 치즈 케이크와 푸딩등을 파는 과자 공방도 있었고, 애완동물 테마샵도 있었다. 이웃집 토토로를 비롯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지브리오 스튜디오에 있는 캐릭터 상품을 모아 놓은 샵도 있었다.
그 외 벌꿀샵도 있었고 메밀 소바 전문점도 있었다. 수제 버거집도 있었다. 계절의 과일로 만드는 잼 공방도 있다. 200 여 가지의 소주를 파는 곳도 있다. 클래식 자동차 역사관도 있고 일본 향토 요리점도 있다. 방랑의 천재화가로 불리는 야마시타 키요시의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도 있고 샤갈 미술관도 있다. 나무 젓가락만을 전문으로 만드는 공방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시간이 없어 제대로 즐겨보질 못했다.
시간이 된다면 하루 정도 여기서 머물며 이것 저것 구경하고 먹고 해 볼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산책하기 좋은 거리에 산책하기 딱인 날씨.
여기는 뭐하는 데던가? 오징어를 구워 팔던가?
서울 시내만큼이나 많은 사람들
여기가 치즈 만쥬 (130엔) 으로 유명한 고에몬이다.
고에몬은 이렇게 모퉁이를 끼고 있다. 원경에서 잡은 고에몬의 전경.
골목 안으로 들어 왔다.
여기가 어디냐 하면 어묵 전문점 안에서 내다 본 바깥 풍경이다.
어묵만 수십가지가 있는데 명란젓이 들은 어묵도 있고 갖가지 재료들이 들어간 즉석 어묵을 판다.
내가 들고 있는 저것은 호박이 들어 간 어묵이다.
어묵 가게 앞에 세워져 있던 안내판.
화분등과 소품들을 파는 원예 가게.
우동 가게와 주전부리등을 파는 가게.
버스 기사분이 이곳을 알려 주지 않았지만 우리가 따로 또 가 볼 곳이 있었다.
도보로 10분 가량을 막 뛰어 가면 갈 수 있는 곳. 킨린코 호수이다.
여기 풍광이 또 멋있다고 하니 여기까지 와서 안 보고 갈 수 없겠다. 빠듯한 시간을 빼내서 우리는 킨린코 호수 쪽으로 갔다.
킨린코 호수는 한자로 金鱗湖 이다. 중간 린자가 비늘 린자이다. 호수의 물고기가 수면 위를 뛰어 오르는 모습이 석양에 비쳐 그 비늘이 금빛으로 보인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온천지의 호수답게 호수 바닥에서 온천수가 올라 온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일교차가 큰 계절에는 호수 주변에 물안개가 자욱하게 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으로 유명한 호수이기도 하다.
우리가 갔을 때는 단풍이 절경이었다.
파란 물감을 뿌린 듯한 호수 물 뒤쪽으로 빨갛고 노란 단풍들이 배경으로 깔려 총 천연색의 장관을 보여 주었다.
다음 포스팅에서 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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