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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나들이

일본 후쿠오카 - 캐널 시티 주변에는 어떤 게 있을까?



호텔에 짐을 맡겨 둔 뒤 길을 나섰다.
걸어서 5분 거리에 대형 쇼핑몰인 캐널 시티가 있다고.

낯선 이국의 골목길은 언제나 신난다. 랄라~~




여기가 캐널 시티로 들어 서는 입구 길이다.
이 사진 왼쪽 편이 식당이다. 저 길로 들어설 때 재미있는 풍경을 보았다. 식당 문 앞에 나이가 지긋하신 아주머니 한 분이 양 팔을 벌린 채 허그할 자세를 하고 있었다. 대체 누구를?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려 보니 2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젊은 남자들이 네 다섯명이 그 쪽 방향으로 걸어 오고 있었다. 다들 핏이 아주 좋은 검은 양복을 빼 입고 있었는데 그 맨 앞에 선 남자가 그 포옹의 상대인 듯 싶었다. 그런데 그 헤어스타일이 - 양쪽 옆은 바짝 짧게 깎아 거의 민머리였고 윗쪽은 굵게 땋은 스타일. 예전 유행했던 모히칸 스타일의 변형. 딱 니뽄 스타일의 헤어. 아마도 오랫동안 헤어져 있다가 입신양명한 뒤 다시 해후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스토리가 딱 떠오르는 풍경이었다. 잘 빼 입은 젊은 남자라니 - 성공했군.
우리나라 웬간히 일반적인 정서라고 한다면 - 성공의 뉘앙스와 그 헤어는 어울리지도 않을 뿐더러 머리가 하얗게 센 아주머니가 그 헤어를 보고 잔소리없이 흐뭇하게 웃으며 포옹을 대기하고 있다는 것도 - 보수적인 것 같은데도 은근 파격과 자유분방함이 이런 데서 있기도 하고 -

위 사진은 - 이미 저녁 시간이 다 되어 가는 때라 사진이 그다지 밝게 나오질 않았다.
전면 부분이 잘 나온 건 그 다음 날 오전에 찍은 사진이다. 아래 -



H&M이 있고 zara 가 보이고 -


안을 들어 서서 식당가를 돌아 보았다. 점심 때고 하니까 -




중앙에 뚫린 높은 공간이 이런 식으로 장식이 되어 있었다.
밤되어서 다시 들렸더니 이 장식물들은 밤이 절정이더군. 조명쇼도 매 30분마다 하고 있었다.

어디를 갈까 하다가 회전초밥집을 들어 섰다.



■ 회전 초밥집

정면 수도꼭지같은 데서 뜨거운 물이 나온다. 그리고, 아래쪽 숟가락 꽂힌 단지 안에 가루 녹차가 들어 있다. 적당량 넣어서 뜨거운 물을 붓고는 먹고 싶은 만큼 그린티를 -

일본 가루 녹차는 떫은 맛이 전혀 없다. 아무리 많이 넣어도 -



등 뒤 바깥과의 경계를 이루는 벽에는 이렇게 등이 장식되어 있다. 스시 -



분홍색 자동차와 분홍색 캐슬 장식물들.
저녁되니 핑크색 조명들도 한데 어우러져서 동화속 풍경같이 보였는데 가족, 연인 단위로 이 코지에서 사진들을 많이 찍고 있었다.



캐널 시티 내부 장식





텐진 코어



밖을 나왔다. 자전거가 어디나 이렇게 많이 있다. 자전거 도로도 따로 금이 그어져 있고 타고 다니는 사람들도 무지 많다.


우리가 어딜 가고 있냐 하면 - 캐드 키드슨 매장을 찾아 가고 있더랬다.

출발하기 전에 신세계 면세점에서 캐드 키드슨 가방을 하나 샀었는데 사고 보니 꽤 마음에 들었다. 다른 가방도 좀 구경할까 하고 여행 책을 찾아 보니 이 근처에 매장이 하나 있단다. 파르코 백화점 내 1층.

주소와 연락처까지 꼼꼼 메모해두었고 남편도 좋다고 하며 같이 나섰으나 -



■ 후쿠오카 파르코 백화점 내의 캐드 키드슨 매장

파르코 내의 캐드 키드슨 매장

매장 내에 가득한 꽃무늬들을 보자 남편은 기함을 하고 -

이걸 설마 사겠다고? 아.. 당신이 그 가방을 면세점에서 살 때만 해도 목욕 가방으로 딱이겠다 싶었는데 그걸 또 하나 더 산다고? 목욕 가방이 또 필요하다는 거야?

이게 그것이 ;; 한개 제품에 따로 꽃무늬가 있을 때랑 이렇게 온 매장 천지가 꽃무늬 제품들로 덮여 있을 때랑은 좀 달라 보이는 건데 -;;

아무래도 꽃무늬 가방을 살 땐 절대 남편이랑 같이 가서는 안 될 듯 하다. 나중에 혼자 가서 따로 사는 걸로 - 손수건도 만지작거리고 백팩도 만지작거렸으나 모든 것은 뒤로 남겨 두고 쓸쓸히 발길을. 어찌나 눈총을 따갑게 쏘아 주시는지. 방콕에 나라야 보다 백배는 나은데 -


■ 일본의 시내 버스

버스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올라오는 문쪽에 저 통의 버튼을 누르면 티켓이 하나 나온다. 어느 역에서 탔는지 번호가 찍혀 있다. 나중에 내릴 때 기사 옆 쪽의 박스 안에 집어 넣는다. 요금과 함께. 우리는 일일 자유권이 있으므로 그거 보여주고 번호표를 넣으면 되고. 정면 위에 보이는 전광판에는 각 정거장마다 요금이 얼마씩인지 계산되어서 표로 보여준다.



차들이 이렇게 많이 다니는데 거의 일본 자국 내에서 만들어진 자동차들이다. 한국 차는 하나도 보질 못했다.
경차에는 노란 번호판이 붙어 있고 중 대형차는 하얀 색 번호판이 붙어져 있다. 자동차세가 이 두 종류 간 다섯배 이상 차이가 난다.



니시테츠라고 적혀져 있다. 일일 자유권이 통용되는 버스 - 일걸? ;;



나카스 주변 도로이다.



이 길 끝으로 가면 밤되어 환락가로 변하는 스팟이다.



해도 어둑어둑해지고 - 헤매 다니던 낯선 일본의 거리 -
집이 멀긴 해도 돌아 가고 싶지는 않아.
오늘은 여기서 실컷 헤매고 다닐테니 -







작은 까페들도 보이고 가정집인 듯한 곳도 섞여 있고 -
화분들도 예쁘게 꾸민 어느 집 앞을 올려다 보며 -



길 건너에  있던 자전거 한 대를 수퍼 줌으로 당겨서 -

아... 이번 여행에는 새로 산 탐론의 수퍼 줌 렌즈(18-270)를 들고 갔다.
좀 어둡긴 해도 야외에선 전혀 문제가 없었고 실내와 밤엔 ISO 높여서 찍으니 나쁘지 않았다.




다리 끝까지 나왔더니 상가들이 펼쳐졌다.











우리 나라 시장에 뚜껑씌워 놓은 것의 원류는 여기일까?
울산의 성남동 시장이 문득 떠오르고-



갖가지 상품들이 늘어서 있는데 - 아기자기한 것이 뭔가 일본스러워 보였다. 메이드 인 차이나는 아닌 것 같았다.
전통 과자를 파는 코너도 있었고 머플러랑 의상 소품 파는 가게도 있었고.



도착한 곳이 여기다.
하카타 역사관 옆에 있는 '카로노우롱".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우동집이다.

들어가려고 하니 주방 쪽에서 누군가가 나와서 밖으로 우리를 잡아 끌었다. 오래되고 작은 소규모 가게라 안에는 외국인들을 위한 메뉴판이 따로 없었던 것. 들어 갔다가 말이 안 통해 메뉴 결정에 문제가 있으므로 -



가게 밖에 있는 이 실물 안내 판을 들여다 보면서 어느 것을 먹을 지 물어 왔다. 가격표도 있고 실물을 보면 어떤 게 얹혀 지는 지도 알 수 있다.

제일 많이 나가는 게 저기 보이는 500 엔짜리 기본 우동이다. 남편은 밑에서 위로 두번 째 줄 중간에 있는 '어묵'이 얹혀 진 걸 먹었고 나는 그 오른쪽에 있는 걸로 먹었다. 튀김 가루들이 잔뜩 얹혀진 우동이다.

안에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난 바로 카메라 뚜껑을 닫고는 자리해서 앉았다. 자그마한 전통 까페 분위기였다. 오래 된 가게라 허름해서 사진 찍혀 봐야 그다지 예쁘게 나올 것 같지 않아서 촬영이 금지 된 것도 같았고, 가게 안이 워낙 좁아 사진찍느라고 부산스럽게 굴면 다른 손님들에게 방해가 될 것 같아 그런 것 같기도 했다.

기존에 먹던 우리나라 우동들과 비교해 본다면, 면발은 통통했으나  크게 다른 점은 느끼기 힘들었다. 내 입맛이 둔해서 그럴 수도 있다. 확연하게 다른 것은 국물맛. 훈제향이 아주 강했다. 국물이 좀 진한 느낌 -

내 우동은 튀김가루가 잔뜩 올려져 있어서 국물에 기름도 조금 많이 떴다. 유명한 데라고 하니 먹어 본 도장찍느라 먹고 다시 길로 나섰다.



일단 숙소로 돌아 가야 했다.

삿톤 호텔로 -

데스크에 부탁했던 우리 가방들도 다시 들고 룸으로 가야 되고, 새벽부터 긴 하루를 돌아 다녔으니 잠깐 푹신한 침대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봐야 하고 -





길 건너 가게를 줌으로 -

바삐 걷는 사람들. 여기도 사람 사는 데다. 한 세상이 펼쳐져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