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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 영화

시티헌터, 굳이 진표가 어린 윤성을 납치했던 이유가 여기에 -



이걸 찾나?


최응찬 대통령 (천호진) 이 윤성에게  1983년 자료집을 내 놓으며 하는 말로 16화의 엔딩을 맺었습니다.

대통령이 윤성이의 아버지라는 것이 여러 가지 힌트로 드러났죠.
결정적인 건 밥상 앞에서 콩을 골라내는 세 명. 최응찬과 그 딸인 다혜 (구하라), 그리고 윤성이.
그리고 여러번 진표의 입을 통해서 나온 얘기들이 거미줄처럼 그 배경을 깔아 주었습니다.


마지막은 윤성이가 장식해야지.


섬뜩한 저 대사를 오늘의 대사로 초이스하겠습니다.
클루를 갖고 있으면서 간결 명확하고 강한 임팩트를 줬다는 점에서요 -



그리고 국가기밀 자료에 대해 차라리 윤성이가 보지 않고 천재만이 가져가는 게 나았다는 말까지.


액션씬이나 피흘리지 않는 엔딩이라 참신했어요. 그리고 역시나 '마지막은 윤성이가 장식해야죠' . 임팩트있게 - 주인공이 -


# 설명하는

시티헌터 첫 화가 시작되었을 때 굳이 진표가 직접 복수하지 않고 갓난아기인 윤성을 데려가는 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분들이 많았죠. 아무리 다리를 다쳤다고는 해도 처음 납치할 무렵에는 다리가 불편했던 것도 아니었어요. 가장 잔인한 복수를 해 주겠다고 얘기하기도 했는데 이제서야 그 모든 것의 비밀들이 풀려가고 있습니다.

이번  16화에서는 멜로 파트의  다른 설명을 해 주고 있기도 했습니다.

전반부 부분에 나나와의 멜로씬 부분입니다.

사랑하므로 헤어져야 하나니 -
이런 통속적인 설명들이 이 씬에서 아주 적절했다고 보여집니다. 마지막 화가 다가 오기 전에 한번은 헤어지는 플롯이 있긴 있어야 했으니까요. 끝날 때까지 사랑 확인한 채로 가는 건 너무 굴곡이 없잖아요. - 헤어지는 이유로 설득력이 있어요.

줄창 붙어 있어서  떨어졌던 긴장이 이 씬 이후로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가끔씩 청와대 안에서 마주칠 때도 안타까운 마음이 제게까지 전해지고 말이죠.
저 상태는 깨어져야 할 긴장 상태니까요. 이런 상태가 조금 더 지속되다가 혹 포옹씬이라도 있다던가 다른 식으로라도 갈등 해소가 될 때 사람들은 진정한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될 것입니다.

이 씬으로 해서 그 앞 깔아 두었던, 조금은 지난한 많은 요소들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으로 간다고 윤성이 말한 이후 뭔가 의기소침해지던 나나의 행동들도 다 밑밥이었습니다.
그렇게나 귀찮을 정도로 달라붙던 나나의 행동들이 이 부분을 위해서 조금씩 눌러 담아 오고 있던 압력의 부분이었던 겁니다.

윤성이, 해원실업에 침투한 후에 독가스를 먹고 조금 심할 정도로 해롱거리던 것도 실은 이 씬을 위한 디딤돌이었습니다.
아픈 장면의 연기에 있어서는 비교 불허, 막강 파워 자랑하는 이민호의 연기력만 재확인했던 독가스 해롱해롱씬 - 조금 오버스런 면이 많았죠.
이별씬을 위해 윤성의 마음이 변화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려고 넣었던 거였습니다. 자신의 목숨이 얼마나 쉽게 사라질 수 있는 것인가 새삼 느끼는 거죠. 그 누각 위에 세워지는 사랑, 관계라는 것의 불안함을 윤성이 느끼도록 하기 위한 장치였다는 겁니다. 조금 오버되긴 했지만요 -
한 가지 사건을 가지고 여러 가지로 써 먹으려는 건 시간과 씬의 효용성을 중요시하는 대본에서는 흔히 있는 일입니다. 
중의법을 억지로 끼워 넣은 시에서 작가의 강요를 느끼는 부작용이 생길 때가 있기도 하지요.

그렇게나 무리해서 윤성 옆에 붙어 있으려고 하고 끼어 들어가 보려고 했던 나나의 마음은 윤성을 잡고 싶어하는  애절함의 다른 표현이었던 겁니다. "껴줘, 나도"와  갑작스런 의기소침들은 바로 이 씬에서 터지는 눈물로 연결되려고 그렇게나 오래도록 소쩍새를 울게 했나 봅니다. 그리하여 국화는 피었지요. 달랑 국화꽃 한 송이가 -

매끈하지는 않고 살짝 거친 면이 있긴 했어요. 하지만, 꽤 괜찮았다고 끄덕였답니다. ㅎ


# 하지만 -


분수대 앞에서의 대사는 조금 난감했죠 ;;
많이 진부했고 또 지루했어요.
대사들을 딱 반으로 쳐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동어반복이었어요. 같은 내용인데 단어만 바꾸어서 계속 설득하고 있더라고요. 윤성과 나나, 서로를 설득하는 게 아니고 보는 시청자들을 설득하고 있는 모양새? 이럴 수 밖에 없는 이 두 커플을 이해해달라고 - 그들의 심정에 공감해 달라고 -

다른 남자 만나서 행복해라... 까지는 조금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 말 할 수 있잖아요. 나같은 남자 만나지 말고 네가 행복해질 수 있는 남자 만나라 - 그런 것.
그거 가지고 태클거는 나나의 대사는 - 태클을 위한 태클 -
뭔가 그 부분에서 나나가 돌아서는 윤성을 한 번 더 잡는 약한 반전을 위한 대사가 필요해서 넣은 것 같긴 한데 조금 약했어요.
흠.. 하지만, 내가 쓴다고 생각해도 별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진 않네요. ;;

모든 일이 끝날 때까지 내가 기다리고 있으면 돌아온다고 말해줘요 -
어찌나 간절하게 말하는지, 그리고 탁 건드리면 울 것 같던 윤성이의 표정도 어찌나 아팠는지,
멈칫멈칫하던 윤성이가 다시 돌아서려나 간질거렸던 건 모두 배우들의 감성적인 연기덕이었다고 생각됩니다.


# 발레리노 액션, 쓰리쿠션 액션 -

시위대들을 때리던 해결사들을 해결하러 우리의 시티헌터가 짜잔~ 나타났죠.
물병 액션씬에서 자동차 위로 한번 점프한 뒤 후려치던 것 -
오오 - 이 우아함 -


긴 다리에 유연성과 날렵함이 더해지니 예술적 미가 느껴지는 액션이 탄생하는군요.


# 가장 잔인한 복수

왜 거기서 대통령은 그 책을 갖고 있었을까요? 1983년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있었던 걸까요?
최응찬대통령은 윤성이 그 책을 찾고 있던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시청자들은 다 알아 버렸는데 아버지는 아들을 언제 알아 보게 될까요?

우린 다 아는 윤성 아버지에 대한 비밀 - 드라마만 혼자 꽉 잡고 오래 가지는 않겠죠. 그건 너무 진부하니까.
다 알려줘 놓고선 윤성이만 모르게 - 그건 안되죠. 재미없어요 -ㅎ

자... 이제 알려주고 나면 - 그 다음 스토리는 결국 진표와 윤성, 그리고 대통령, 이 세 명의 대결이 되는 건가요?

윤성은 김검사의 이전 갈등과 같은 위치로 가게 되겠군요.
아버지가 나쁜 짓을 한 건 사실이고, 이것을 처단해야 되느냐 마느냐 -
윤성은 진표 편에 설까요, 대통령 편에 설까요? 명예를 실추시키는 방법이라고 하더라도 친부를 처단하는 행동으로 결론을 보게 될까요?
아니면 - 진표와 맞서 싸우게 되면서 친부에게는 ' 이 정도 죄값은 받으셔야죠 '와 함께 병행하게 될까요?

오늘 윤성의 친모(김미숙)이 윤성의 하는 일에 대해서 물었었죠. 그 일에 대해 알게 된다면 - 대통령이 네 아버지인데;;; - 라며 한마디로 다 끝나버리는 비밀일 겁니다.

윤성과 친부가 - 우리가 다 아는 - 그 사실을 알게 되는 건  다음 회 쯤에 나올까요? 아니면 18회 쯤에?

아... 한 주가 통째로 그대로 우리 앞에 남아 있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