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과 나들이

[방콕 1] 실롬로드를 따라 내려 오는 야경

그 저녁의 시작은 무척 바빴죠.  또 이후는 최고로 여유롭고도 럭셔리했습니다.
사진 속 풍경은 그것들이 끝난 뒤 숙소를 향해 돌아가는 길목의 시작입니다.


■ 이전의 스토리 

예약하지 않고 갔었던 헬스랜드에서의 마사지, 1시간을 밖에서 기다렸다가  2시간 짜리 마사지를 1시간 20분만 받고서 나섰었습니다.

헬스랜드 대기실에 놓여져 있던 핑크색 찻물.

헬스랜드 대기실


가방 안에 넣어 두었던 굽높은 샌들을 택시 안에서 꺼내 신었습니다. 저녁 시간 방콕의 거리는 항상 교통 정체입니다. 여유롭게 출발했음에도 약간은 걱정되었습니다. 배가 떠나고 나면 이후 입장은 불가능하니까요.

제 시간에 무사히 도착을 했고 그리고 - 뷔페 디너 크루즈에 올랐습니다.

두시간 정도의 꿈같던 선상 유람을 마치고 호텔 문 앞을 나섰습니다. 바로 첫 사진이 그 시작입니다. 호텔 문을 나선 뒤 바로 오른쪽으로 턴해서 걸어 내려 오던 그 골목길.

밤 늦은 시각 방콕의 뒷 골목은 약간 무섭기도 했습니다. 인적이 드물었고 다니는 사람은 죄다 외국인 여행객들 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설레었습니다. 방금 전의 유유 자적하고 붕 뜬 기분들과는 대조적인 이 분위기는 그 시각 이국의 땅을 걷고 있다는 현실을 더 강하게 다가오게 했습니다.




샹그릴라 호텔을 향해 가던 택시 안에서 초조하게 봤던 그 거리를 여유롭게 걸었습니다.

전날 너무 많이 걸은 탓에 발바닥이 화끈거려 가방 속에 넣어 두었던 조리를 꺼내 신을까 했습니다. 차려 입은 내 모습이 마음에 들었던지 남편은 조금 더 샌들을 신고 있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마음에 드는 술집을 들를 수도 있으니 잠깐 있어봐라고.

사진 중앙에 보이는 노란 전광 간판에는 bangkok 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퍼져서 읽기 힘들긴 하지만요.

그러다 - 이 컴컴한 골목에서 두 아가씨를 만났습니다. 20대 후반 정도의 아가씨들이었습니다.

유창하지 않은 영어로 "근처의 쑤라싹역을 가려면 어느 길로 가야 하냐"고 물어 왔습니다. 일본인? 중국인? 한국인?

둘 중 한 아가씨의 손에 들린 책의 뒷 장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바로 내가 태국 여행을 위해 준비했던 여행 가이드 책의 뒷 장이었습니다. Just go BANGKOK 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엇, 한국인이시네요?


아~~~!!!

방콕의 밤, 으슥한 뒷골목에서 만난 한국말이 서로에게 안심이 되었나 봅니다. 옆에 있던 남편은 여행오기 전부터 방콕의 지도를 머리 속에 새겨 넣듯이 공부를 해 오더니 마치 이 곳 현지인인 것처럼 능숙하게 길을 가르쳐 줬습니다. 즐거운 여행하세요~! 손흔들고 인사나누며 돌아섰습니다.

돌아 서서 가는 아가씨들의 뒷모습을 보며 남편이 이야기했습니다. 이 쪽에서 나오는 걸 보니 씨로코 에서 놀다가 나오는 모양이군. 가던 길이 맞긴 한데 혹시나 해서 물어 온 게 분명해.


이 길의 오른쪽 편을 보면 빨간 가게 장식이 보이죠?


구룡(Kowloon) 이라는 레스토랑입니다.

홍콩 현지보다 더 맛있는 홍콩 음식점이라는군요. 홍콩 음식의 정수라고. 대만이나 홍콩, 중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즐겨 찾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여긴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답니다. 항공사 승무원들이 태국 음식에 지칠 무렵 한번씩 기분전환으로 가기도 하나봅니다.



여긴 따링 쁘링 입니다. 작년 10월에 본점이 근처 반실롬 스퀘어 안쪽으로 이전했다고 하는 소식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타이 음식에 디저트까지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입니다. 비프 그린 커리와 로티가 이 곳의 추천 메뉴라고 합니다. 매콤한 해물 샐러드인 얌 탈레도 상큼하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크루즈 뷔페로 배가 가득 찬 우리에게는 흥미없는 곳이었죠. 그저 유명하다더라 - 고 하며 사진 한 컷으로 만족. (비프 그린 커리 100바트, 소이 19 초입에 있음)



그 옆 나라야는 이 사진을 찍은 바로 그 다음 내부 불이 꺼지고 문을 닫고 있었습니다.
여기 가방은 가벼운 직물로 만들어 기저귀 가방등으로 인기가 많죠. 몇 년 전만 해도 여기 들러서 화장품 파우치랑 가방등을 선물 용으로 여러 개 사가지고 나오는 사람들이 많았대요. 제 취향은 아니라서 다른 나라야 매장에서 구경만 하고 나왔습니다.

이 옆엔 스타벅스가 있고 길 건너에는 리카페도 있습니다. 리카페는 우리나라로 치면 김밥천국같은 곳? 유명 레스토랑 가격의 1/3 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이 모든 곳들은 노보텔과 풀만 호텔 사이에 있습니다.

걷고 걷다가 지칠 무렵 택시를 탔습니다. 모퉁이 하나만 돌면 우리 숙소인 걸 알지만 더 이상 걷기엔 너무 힘들었거든요.


여기입니다. 이스틴 그랜드 호텔(Eastin Grand Hotel) 입니다.


쑤쿰윗 역에서 바로 호텔 3층으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교통편은 정말 끝내 주죠.

eastin grand hotel- 쑤쿰윗역과 연결



호텔 앞 마당입니다. 저기 한 구석에 서서 담배를 피던 남편의 모습이 제 눈에만 보이는 듯 합니다.

방콕 여행은 새로 산 EOS 650D로 찍은 것들입니다. 무거워서 두배로 더 힘든 여정이었던 것 같아요.
갔다 와서 사진들을 보며 참 흐뭇했는데...ㅜㅠ
블로그들 돌아 댕겨 보니 다들 이 정도는 찍으셨더군요.....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