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과 나들이

우정국가는 골목길은 낯선 시간 속의 미로- 중국 상해 주가각 주변


이 길에서 저번 이야기가 끝이 났었습니다. 바로 주가각의 뒷 쪽 길입니다. 이 길을 따라서 주욱 가 보겠습니다.

여기엔 제가 저번에 말씀드렸던 ' 각각의 대문들이 특색있는 까페들 ' 이 끝없이 나올 겁니다. 

옛날 청나라 시대 때 3리 길 안에 1000 개의 가게가 있었다는 얘기, 기억나시는지요? ( 주가각의 길에는 3리 길에 천포가 천개다 ) 바로 그 가게들이 골목 골목마다 아직도 남아 있는 듯 합니다. 섬세한 목조 공예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가게들, 그리고 청동, 진주로 만든 악세사리 가게들도 있습니다. 조각품이나 그림등을 전시 해 놓은 화랑들도 있었습니다. 까페들 사이에는 공방들도 많았구요.

그리고 가게들을 구경하며 한참을 가다 보면 중간 즈음에 '우정국'도 나옵니다. 청나라 때의 우편물 보관소의 모습을 완벽하게 보존하고 있는 곳입니다.

천천히 골목길을 한번 따라 가 보겠습니다.




크고 작은 도자기들을 만들어 전시, 판매하는 곳입니다.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 오는 골목과 가게들이라는 것이 이렇게 각각의 특색이 뚜렷한 가게의 디자인들에 있습니다. 일시에 조성된 곳은 어딘가 티가 나는 법이죠. 비슷한 대문에 비슷한 간판들로 구획지어진 가게들이 아니었습니다.

가게들의 규모가 작아서인지 더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습니다. 그 작은 곳을 정성껏 구석구석 주인의 손길로 매만진 티가 났습니다.





골목이 아주 좁았고 미로처럼 얽혀 있었습니다.
가이드가 안내 해 주지 않는다면 이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맬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하루 종일 말이죠.



중국 상하이 주가각 뒷길의 까페

빨간 문틀과 짙은 흑색 문패의 대비가 강렬했던 까페 -


그래도 길을 잃을 염려는 없었기에 -

바닥은 아까 잠깐 내린 비에 젖어 있었고 공기는 촉촉하고 -
예쁜 가게들의 전경들을 구경하며 우린 즐겁게 산책했죠.

여기는 중국의 상하이 뒷 골목 -
이 모퉁이를 돌아 서면 또 무엇이 내 눈 앞에 나타날까?

 

낯선 풍경들아,
와락~ 나타나 주렴 -



중국 상하이 주가각 뒷길의 까페


적당히 낡은 검정 문틀,
그리고 하얀 페인트가 칠해진, 적당히 낡은 팻말.

낡았어도 멋스러운 건 진짜 나무에 손으로 만든 티가 나는 것이기 때문?

그린티, 우롱티, 허브티 (Scented Tea 는 향기차니까 허브티가 아닐까요? ) 후레쉬 쥬스에 블랙티까지 -
9시 반에 오픈해서 0시까지 한다고 -




가게가 없는, 그야말로 담벼락 쪽의 뒷 길인데 그 아래 화분들이 쪼롬히 -
비맞은 초록이 더 산뜻해서인지 허름한 이 길도 나름의 정취가 느껴졌습니다.

엇 - 그런데 가이드 분께서 빨리 좀 오라고 손짓을 하십니다.
사람들이 그 사이에 있는 어디론가로 쏙~ 들어가 하나씩 사라지고 있어요.

우정국이랍니다.



완벽하게 보존된 청나라 우정국 (靑朝郵局)



빨리 따라 오지 않아서 걱정이 태산인 게 얼굴에 그대로 보이는 우리의 가이드님이 저기 계시네요.
마치 오래 된 놀이 동산의 '귀신 나오는 집' 같이 천막 하나로 가리워진 저 안이 바로 우정국 -!




파란 저 천막이 대문입니다. 그 앞의 용 장식물이 그럴 듯 하네요.
이 용모양의 통은 우체통이라고 합니다.
이런 모양의 우체통을 중국에서나 보지 어디에서 보겠습니까?

우정국이래서 대단히 큰 건물이라고 상상했던 건 제 잘못입니다.
이곳이 관광지인 건 내 사정인 것이고 옛날 우체국이 클 필요가 없다는 건 실제의 상황인 거죠.



중국 상하이 우정국 내부

중국 상하이 우정국 내부


옛날 청나라 시대 때 우편물 업무를 보던 사람들의 모습이 저렇게 형상화되어 있고
실제 여기를 관리하는 분은 빨간 옷을 입은 저 여자분이십니다.

현재 이곳은 실제의 우편 업무를 하지는 않구요, 박물관입니다.
중국의 우편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시야를 오른쪽으로 돌려 보니 이렇게 생겼습니다.
우리는 오른쪽의 저 나무 계단을 올라 갈 겁니다.




올라 가기 전에 계단 아래 있던 판넬들을 자세히 한번 봤습니다.
이건 우정국 내부에서 일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아니라 당시 생활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머리를 땋아 주는 모습도 보이고 아이의 손을 다정하게 잡고 가는 부녀자의 모습도 보입니다.
땋아 주는 이가 혹 황비홍?
.
죄송합니다...;;



벽면에 붙여져 있던 옛날 사회, 역사적 정황을 보여주는 사진들입니다.


왼쪽 편의 사진을 봐 주세요.
아무 생각없이 이 사진을 보고 있었는데 가만히 보니 좀 재미있더군요.
이 여덟명이 마치 모두 친구들인 양 사진을 다정하게 찍었네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가운데 목에 키를 두른 이들은 죄수이고 그 옆은 군인들인가 봐요.
대체 이 사진의 용도는 뭐란 말인지 ;;

솔직히 말해 이 사진들은 자세히 설명을 듣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는 것들입니다.
이 많은 것들에 대해 다 설명을 들을 수도 없습니다.
제게는 상하이의 어느 역사적 건물 안에 있던 사진들일 뿐인 거죠.




이층을 다 본 뒤 다시 나무 계단을 내려 가는 길입니다.
보시다시피 벽면 따라 계속 사진들이 붙어 있습니다.
길고도 광대한 중국 역사의 자취들 중 몇 조각들이 저기 있는 거겠죠.




무언가를 축소해 놓은 것 같은데 정확히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멀찍이 앞서 가던 가이드의 설명이 잘 들리지가 않았습니다.
박물관처럼 농축된 해설이 필요한 곳에서는 반드시 가이드 뒤에 바싹 붙어 다녀야 합니다.




나오면서 뒤돌아 보니 저렇게 돌 간판이 서 있었습니다.
저 돌 팻말이 없었다면 이 좁은 골목 한 켠에 '우정국'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지나쳐 갈 듯 싶습니다.




아까 위에서 봤던 그 검은 문의 까페 같습니다.
투명한 유리창 안으로 흘낏 들여다 보니 내부 장식들이 소박하니 정겹군요.
현대적 느낌이 가미된 중국스런 까페 -

골목길 투어를 마치고 반대 편의 재래 시장 쪽으로 건너 가 봅니다.


주가각 건너 편의 재래시장, 북대가 (北大街 )




오른쪽 편에 방금 봤던 우정국 주변의 까페 거리가 있었구요. 이 다리를 건너서 반대편으로 갈 겁니다.




여기는 반찬 가게인가 봅니다.
갖가지 종류의 '짠지' 인 듯한 반찬들이 소복하게 유리 그릇에 담겨 있었습니다.
소금이나 간장, 식초 등에 절여져 오래 저장할 수 있게 만든 반찬들로 보입니다.




앞 쪽에 보이는 건 대나무 잎으로 싼 밥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뷔페가면 가끔 보이는 그것.
제일 왼쪽 넓은 냄비같은 데에 담겨진 거무스레한 것이 보이죠?
그게 바로 완산티 라는 음식입니다.
바로 그 뒤에 주인 아주머니의 사진이 한 장 있네요. ^ ^




이 집도 완산티가 보입니다. 메뉴들은 위의 가게랑 거의 대동소이한 것 같아요.




완산티

위 두 개의 사진 중 왼쪽 편의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돼지족발과 비슷한 음식입니다.
돼지족발을 약한 불에 아주 오랜 시간 뭉근히 삶아 낸 뒤 양념에 졸인 것입니다.
얼마나 오래 끓인 건지 먹을 때는 뼈와 살이 그대로 분리가 된다고 합니다.
즉, 먹을 때 겉의 살들을 뜯어 가며 먹는 것이 아니고 뼈를 살 속에서 끄집어 내고 겉의 살만 쏘옥~ 먹는 거죠.
오래 삶아서 기름기가 많이 녹아 나온 탓인지 느끼함은 없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사람들도 거부감없이 꽤 잘 먹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중국 특유의 향신료는 조금 느껴집니다.

앗, 전 먹어 보지 못했구요, 지나가면서 향만 맡은 소감입니다.

위의 오른쪽은 연근 조림입니다.




야채들도 꺼내 놓고 팔던데요, 우리나라에서는 보지 못하던 낯선 야채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왼쪽 위의 것은 뿌리를 보니 파인지? 그러나, 파라고 하기에는 이파리 부분이 뭔가 미나리스럽습니다.

사실 시장이 더 넓고 물건이 다양하기로는 '상해 옛거리' 쪽의 재래 시장이 더 볼 만 했습니다.
단체 쇼핑으로 중국의 차 ()를 샀었는데 거기 재래 시장에 가니까 낮은 드럼통에다가 온갖 찻잎을 넣어 두고는 무게를 재어가며 팔고 있더군요. 대략 봐도 찻잎이 깨끗해 보였고, 저렴해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재래시장이니까요. 관광객 대상으로 샵에서 파는 것보다야 싸지 않겠습니까? 샵 쪽에서야 '상품질이 다릅니다 ' 라고 하겠지만요. 고급 보이차를 빼고 다른 차들은 거기서 사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네요.
중국돈만 좀 넉넉히 가지고 있었더라면 차를 거기서 샀을텐데 말입니다.




북대가에서 빠져 나왔습니다.

우리가 타고 가야 할 차가 한 블록 건너 편에 있다고 합니다. 조금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고 해요.
그런데 웬지 좀 반갑습니다. 단장된 관광지가 아니라 중국의 꾸미지 않은 거리를 조금 걸어 보고 싶었거든요.



중국 상하이 북대가 건너 뒷 골목






중국 상하이 - 북대가 너머 주택가 한 켠



마침내 차들이 다니는 큰 길로 나왔습니다.




여기 중국 상하이에도 역시 치킨 할아버지는 웃고 있습니다.
앞에 지나가는 하얀 차가 경찰차구요, 그 앞에 서 있는 저 분은 교통 안내원이십니다. ( 혹, 경찰? 운동화같은 신발로 봐서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 )




현대식 건물인데도 지붕은 저렇게 콧대 뾰족 세운 기와 지붕이군요.

차들이 뒤엉켜 난리가 났습니다.



외제차들이 눈에 많이 띄었어요.

그 와중에 한 대가 옆 길로 쏜살같이 달려 오더니 중간 빈 틈에 콕 박히며 새치기를 했습니다.
뒷 차들, 난리가 났습니다. 빵빵~!!!!



차 타러 가는 길이 꽤 멀었습니다. 중심지엔 차를 주차시켜 놓기가 힘든 것 같았습니다. 우리를 태우는 대형 버스라면 더더욱 그렇겠죠. 우리가 걸어서 외곽으로 나갈 밖에요.

차를 탄 뒤 1시간 반 가량을 이동 한 뒤에 우리는 오산 (吳山) 성황각 ( 城隍閣 )으로 향했습니다. 중국의 강남 4대 누각 중 하나라고 합니다. 건축물의 매력이 빼어나서 신선들의 누각이라고 불린다고 하더군요. 주변의 초록 풍경에 둘러 싸인 건물 자체의 아름다움도 좋았지만 위에서 내려다 보는 전망이 멋졌습니다. 항주 전체와 서호를 내려다 볼 수 있었으니까요.


 


다음 편에서 뵙겠습니다.


* 드라마도 끝나고 했으니 이제 상하이 여행기에 박차를 가해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