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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나들이

일본 후쿠오카, 나카스도 가봤냐는 질문에 잠시 쉬었던 이유는-?


나카가와 강을 따라 있는 포장마차

 

일본 나들이를 다녀 온 뒤 남은 돈을 환전하러 은행을 갔었다.

젊은 남자 행원이 돈을 바꿔 주며 어디어디를 다녀 왔냐고 인사차 묻는다. 여기 저기.... 후쿠오카 쪽 다녔어요.

대답하니 은근한 미소를 띄며, 나카스도? 라고 덧붙인다.

... 예. 거기도 산책했죠.


직원은 금새 화제를 돌리며 일본쪽 분위기도 심상치 않은데 다니기 위험하거나 불편한 건 없었나요? 거긴 춥지 않았고요? 라고 덧붙여 물어 왔다.

예... 한국 관광객들이 워낙 많은 곳이라서 그런지 특별한 분위기는 없었어요. 그리고, 아주 춥지 않았고 여행다니기 괜찮았어요.

 

 나카스가 좀 그렇긴 한 곳이었지 - ;; 

 

 


그 날 저녁, 우리는 캐널시티 안에서 저녁 식사로 라멘을 한 뒤 둘러 보다가 밖으로 나왔다.

아직 아주 추운 겨울이 오기 전의 그 거리.

조금 돌아 다니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서 왔던 길을 다시 돌아 가야 하는 일이 있었다.





여기는 나카가와 강이다. 이 강 한가운데 떠 있는 섬 지역 전체를 나카스라고 한다. 삼각 모양으로 지도에 있다.

동서 250m, 남북 길이는 약 1500m 에 달하는 곳으로서 레스토랑이 2500 여개이고 스넥바, 디스코텍등이 밀집해 있는 쿠슈 제 1의 환락가이다.



우리가 나온 캐널시티 쪽이 오른쪽 편으로 보인다.



강변을 따라 가다 보니 호텔도 아닌 희안한 곳이 보였다. 그 앞에는 검정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서 있었다.  카지노가 모여 있는 것 같지도 않았고 클럽도 아닌 것 같고 호텔은 더더욱 아닌 것 같았다. 일단 줌을 당겨서 사진 한 장을 찍어 보았다.

집에 와서 보니 다 그것들이다. 럭셔리 소프, 로얄 립스 ( 무슨 립스가 로얄 립스일까 ; ) 멘스 바쓰~~

거기서도 사진 찍힌 걸 확인해 보니 Bath 등의 글자가 보이긴 보였었다. 목욕탕이 뭔가 카지노스럽고 희안하다 했다. 그 때 난 그게 퀴어 애즈 포크에 나오던 그, 남자들만의 그런 터키탕같은 게 아닌가 했다. 좀 고급스런 그런 ;




우리가 구경하려 했던 목적지는 실은 여기였다.

이 강변을 따라 있는 포장마차들.





포장마차들마다 안에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여기 유명한 하카타 라멘도 팔고 갖가지들을 판다고 하던데 맛은 그다지 특별할 건 없지만 그냥 분위기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해운대쪽에 길거리 포장마차들을 환경미화 명목으로 다 정리해 버리기 전에 이런 풍경이었다. 갖가지 해산물들을 술안주로 내 놓고 지나가는 행인들을 호객하던 풍경. 포장 마차 위로는 사시 사철 크리스마스같은 깜빡이 미니 전등들이 반짝거렸고 육감적인 몸매의 흑인 아가씨들이 지나다니며 늘상 축제의 거리같은 분위기였는데 -

지저분해서 정리한 것이겠지만 없어지고 나니 문득 그 분위기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 나카쓰의 포장마차들을 본 때가 바로 그런 때였다.

우리가 이 길을 들어 설 때만 해도 이 정도로 사람이 많지는 않았는데 마침 그 때가 피크였나 보다. 30분 정도가 지나자 금새 거리에는 사람들로 넘실대기 시작했다.





부산 남포동 거리랑 비슷하다. ENC 제과점 앞에 뒷사람에 밀려 앞사람을 누르며 전진하던 것보다는 조금 나은 정도이다.



오른쪽에 기대 서 있는 사람들은 대기타는 중이다.

포장마차 안에 자리가 없어서 빌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강 건너에도 포장마차들이 줄 지어 있다.




버스 타는 데까지 걸어 나왔다.

큰 길로 가려다가 지름길이라며 골목길로 들어 섰는데 남편이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골목길로 들어 섰었다.

아이쿠, 잘못 들어 왔네~!! 라고 남편이 말할 때만 해도 뭐가 잘못 된 건지 몰랐다. 조그만 놀이 동산같이 귀엽고 팬시하게 꾸며진 건물들 앞에 남자들이 바글바글거리며 서 있었다. 문 위에는 소프랜드라고 - ;; 뭐하는 데지?

호텔에 도착해 스마트 폰으로 소프랜드를 검색해 보고서는 그게 무언지 알았다. 이어, 그 앞 사진 속에 찍혔던 멘스 바쓰의 의미도 알았다.

아마도 나카쓰의 뒷골목을 훑어 보았기 때문에 은행원의 질문에 한 박자 쉬어 대답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그건 내 탓이지 그 남자 탓은 아니다. 내가 봐 버렸는지 어떤지 그 남자는 몰랐을테고 그 남자가 알고서 물은 건지, 모르고 그냥 물은건지 그것 또한 확실한 건 아무 것도 없다.

모든 건 - 그냥 내가 하나를 봐 버렸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