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 & 영화

저릿저릿 애정씬 5종세트 - 개인의 취향 13화


입 안 가득 과즙을 베어물고도 삼키지 못하는 느낌 - 이것은 개인의 취향 속 전진호와 박개인의 느낌이기도 했겠지만 시청하던 저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남녀가 잠자리를 함께 한다는 것이 뭐길래 이렇게나 애를 태우는 것인지.

대미의 큰 스팟을 위해서 아껴둔 것이기도 하겠지만, 두 주인공이 13화까지 쌓아온 사랑에 대한 인식의 발자취를 되짚어본다면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개연성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이루어 질 듯 말 듯 애간장을 태우는 느낌에 몇 번이나 하이킥을 날렸던 것은 저만이 아닐 것 같군요.


향긋한 비누냄새 풍기며 목욕을 막 끝낸 여인, 젖은 머리카락, 목덜미에 입을 맞추는 남자. 전진호가 아무리 성을 초월한 표정으로 백허그를 하며 끝부분을 마무리했다고는 하더라도 여기에서 성적인 갈구의 의미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개인의 친구인 영선의 설명이 뒤에 붙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입술에 묻은 생크림을 닦아주는 씬입니다. 얼마 전 호박커플이 함께 보았던 나인하프위크를 잊지 못한다면 이 장면과 오버랩되었을 것입니다. 달콤한 생크림의 맛, 그리고 입술의 맛, 두 가지가 교차되며 어쩔 수 없이 키스를 떠올리게 됩니다. 킴 베이싱어의 뇌쇄적인 모습이 아니었다면 음식물을 먹는 그 장면이 에로틱한 느낌이 나지 않았을 것처럼 이 장면 역시 입술이 무기인 이민호가 연출했기에 묘한 성적 코드가 강조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의 입술이 무기임을 잘 아는 이민호의 평소 포즈입니다. 입술을 자주 매만지죠. 개인이 진호 입술 위의 생크림을 닦아 내는 순간 전류가 흘렀습니다. 제 가슴에....

대리 경험을 하게 해 주신 작가님께 무한 감사...

목덜미 키스씬에 연달아 진호가 남자임을 깨닫게 해 주는 장치였음과 동시에 둘 사이에 점점 성적인 메세지가 오고 가고 있음을 보여주던 장면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도 거리낌없이 뽀뽀를 시도하는 진호입니다. 이렇게나 대담해졌습니다. 누가 보던 말던 자신의 애정을 표현합니다. 게이라고 속일 때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자유입니다. 자신의 애정을 느끼는 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진호의 행복이 느껴지는군요. 보는 이에게까지 행복을 전염시키던 장면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도는 딱~! 거기 까지군요. 정작 둘만의 시간에서는 더 이상 진척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있죠.



사람이 잘 잊지 못하고 깊게 각인되는 기억들은 '성과 관련 된 것' 그리고 '이성 앞에서 크게 창피를 당한 것' 이라고 합니다. 광고에서도 이런 심리학적 자료를 기반해서 광고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벗겨지지 않아요, 변하지도 않아요 . 모 페인트 광고에서의 이 문구가 20년 전의 것임에도 제가 잊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개인씨는 내가 남자라는 거 잊은 거 아니에요? 자꾸 이러면 나 너무 힘들어져요...

본격적인 베드씬은 아무것도 없었음에도 계속 맴도는 저 대사와 문을 열고 개인의 방으로 건너가려고 망설이던 진호의 표정이 떠올라서 내내 저릿저릿했습니다. 손끝에서 시작되어 심장까지 이어지는 짜릿함이었죠.

개취는 자주 앞 씬에서 있었던 행동의 이유를 다음 화에서 설명해주는 친절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너무 모호하게 묘사되었나, 혹시 잘못 이해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노파심에서 다시 설명해주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창렬이 개인의 집 앞에서 떠나보내야 했던 이유를 말했던 장면, - 넌 아직 소녀였어. 그래서 널 떠난 거야 - 에 대해 그 진정한 의미를 시청자들이 너무 확장 분석하는 데 대한 걱정이었는지 다음 화에서 진호가 설명을 해 줍니다.

그건 네가 나랑 안 자줘서 널 찬거다. 이 뜻인 걸 정말 모르겠냐구요 .


그 장면, 개인과 진호가 나누었던 대화가 이 베드씬이 진정한 베드씬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이유를 깔아 주고 있습니다.

남자 여자가 꼭 같이 자야 사랑하는 거냐구요.
같이 안 자줘도 놓치고 싶지 않은 여자는 있을 거 아니에요?

목덜미에의 노골적인 갈구의 키스, 성적인 코드를 담고 있던 생크림 입술, 대담한 공공장소에서의 뽀뽀, 이 모든 것들을 끌어 오면서도 결국 베드씬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이유입니다.

아직까지 준비가 안된 개인에 대한 배려 말입니다.

개인 역시 어느 정도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선을 넘어 보려는 용기를 내었던 걸로 보입니다. 영선과의 대화, 그리고 예쁜 속옷을 준비했던 데에서 말이죠.

진호가 '참을 수 없는 남자'이고 몇 번이나 그 선을 넘을려 했던 '흔들리던 남자'임을 알기에, 또한 -망설이며 몇 번이나 불끈 용기를 내려 했던 개인임을 알기에, 이루어 지지 못했던 이들의 베드씬이 더 짜릿했습니다.



어떻게든 베드씬이 나오리라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같이 안 자줘서 헤어진" 과 "넌 아직 소녀였어" - 는 개취에서 이 두가지가 교묘하게 합일되는 부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호와의 베드씬이 개인에게 의미하는 것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 갇혀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장하지 못했던 개인이 그 벽을 깨고 나가는 것입니다. 또한 그것은 창렬과의 관계를 막고 있던 같은 이유가 진호에게서 부서져서 진정한 사랑으로 나가게 됨을 의미하게 될테니까요.

더디게 진행되는 이유는 그것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겠습니다.

--------------------------------------------------------------------------------

최관장 이 티켓 3장 중에 1장을 거두어 둔 의미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역시 친절하신 개취는 오늘 방영되는 14화에서 그것을 알려줄까요?

인희 의 악함은 이제 어디까지 가는 걸까요? 개인에게 말하는 장면이나 장미씨(전진호의 母)에게 거짓 정보를 흘리는 인희는 사람이 저럴 수도 있구나 치를 떨게 했는데요, 장미씨가 뭔가 의심스러워하던 표정이 없었더라면 그 장면은 완전히 엉망이 되었을 수도 있었던 장면입니다.

상준과 영선 의 우정은 남녀 사이의 새로운 관계에 대한 모델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상고재의 비밀 은 상고재 안에 있던 것이 아니라 상고재를 만들기 위해 작성되었던 또 다른 설계도에 있었습니다. 두뇌에 의해 풀리는 비밀이 아니라 物적 인 비밀이었다는 거죠. 창렬이 쪽이나 누구나 훔쳐 내서 가져갈 수도 있는 힌트가 되었다는 말입니다. 약간은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복잡한 도안을 보며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거기에 숨겨져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개인아빠 의 귀국이 예고되었습니다. 진호와 개인 사이의 새롭고도 큰 갈등이 예고되고 또한 이것은 상고재와 연계된 담예술 프로젝트와도 연결됩니다. 진호가 개인의 사랑을 얻어 낼 수 있는 당당하고 자립적인 남자의 조건을 위해서도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

개인의 취향의 큰 기둥은 사랑과 인간입니다. 이외의 모든 것들은 그것을 받쳐주는 가지들이죠. 가지가 촘촘하면 큰 그림은 더 풍성해집니다.

이번 13화는 그 큰 기둥에 집중되었던 한 화이며 잔가지들은 조금 약했던 듯 싶습니다. 호박커플의 관계에 대해 몰입할 수 있게 했고 그것의 잔재미는 가득 찼었지만 풍성한 느낌은 조금 약했던 게 아닌가 합니다.

오늘 저녁의 다음 화는 갈등 구조가 더 타이트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대미의 완성, 호박커플의 사랑의 완성이 이미지화되는 베드씬을 향해 달려가는 마라톤의 종반부가 되리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