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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 영화

시티헌터, 총맞으며 제대로 된 포텐을 터트리다 (7화)


 


시티헌터 7화에서 제대로 터졌다.

1화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아 왔던 주인공 윤성의 캐릭터와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들이 이 7화를 위해서 펼쳐 졌었나 싶을 정도로 모든 것은 치밀하게 전개되어졌다. 

단지 이 7화 하나만 두고 보더라도 이 한 화로서도 완벽한 구조미와 완성도를 가지고 있었다.  가볍고 진중한 주제들이 네 다섯개의 공으로 저글링 하듯이 쉴새없이 교환되었다. 코믹, 로맨스, 액션, 정치적 메세지들은  정확히 밸런스를 맞추고 있고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이 고조되어 갔다. 그리고, 엔딩에서 마침내 압력을 받아 오던 가스통이 터지듯 그 긴장이 고조되어 터졌다는 것, 윤성이 나나가 쏜 총을 맞던 그 순간이었다.
특히 마지막 10여분에 휘몰아 치듯 중심을 향하여 점점 조여오는 느낌이란 - 최고였다~!!!


그간 스토리로 파악되는 윤성의 캐릭터는?

오로지 상대의 파멸만이 목적이고 끝은  자멸도 상관없다는 양부와 달리 윤성은 그 복수의 대상들이 크게 와 닿지는 않는 듯 하다.  지난 화에서 윤성은 양부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복수가 끝나고 나면 우리, 행복하게 살 수 있냐고 - 양부와 달리 윤성은 말랑한 심장을 가지고 있고 조금은 더 자신의 미래를 내다 본 이성적인 복수를 하고 있다. 이런 점들이  윤성의 발을 잡고 그의 위기를 불러 오게 되었다.


쌓아 왔던 나나와의 로맨스가 터트렸던 극적인 비장감



지난 6화 엔딩에서 보여주었던 네 남녀의 오해는 7화 초반에 어이없이 금방 풀려 버렸다. -호텔 방문 앞에서 네 명의 조우, 가운을 입은 윤성과 김검사, 김검사의 전부인, 그리고 나나-

 작가가 바랬던 것은 오해하는 나나와 그 오해를 풀어 주려 노력하는 윤성이 그 일로 인해 조금은 스스로의 마음에 대해 확인하는 정도가 아니었을까 한다. 이전에 비해 조금 더 결착된 관계가 되어야 이 마지막 엔딩에서 총을 쏘고 맞은 둘 사이의 극적인 임팩트가 제대로 커질테니까 말이다.

둘 사이의 관계가 앞으로의 스토리 진행에서 어떤 부분을 맡게 될까 - 하는 데 대해서는 따로 글을 써야 할 만큼 조금은 방대한 부분이겠다. 킹콩이나 스파이더맨 등에서 여주인공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 잠깐 생각해보면 짐작이 갈 듯 하다. - 배트맨은 예외다 ^ ^;; - 이번 7화에서 나나는 히어로물의 히로인이 맡아야 되는 많은 역할 중의 하나, 남주인공을 감성적으로 흔들리게 해서 위기에 빠뜨리는 부분을 수행했다. 이것을 보여 주기 위한 전 단계로서 남주인공 윤성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나게 하고 조금 더 세상으로 끌고 나오는 부분이 있었고.


간단한 줄거리



호텔 방문 앞에서의 오해는 금새 풀렸다.
 -그 과정에서 서로가 이성으로서의 느낌이 있음을 자신도 알고 상대도 알게 되었다.
복수의 방법에 관해 양부와 윤성은 대화를 나눈다. 
- 시티헌터, 윤성의 복수 계획의 색깔과 방향이 엿보인다.
양부에 대해 김검사의 수사가 근접해 들어오기 시작한다.
 - 양부의 지문을 몰래 채취해가는 프로페셔널 김검사. 당하나 했는데 이미 손가락 끝에 지문을 덮는 고무를 발라 놓았던 양부. 프로들의 대결이었다. 첩보물같은 흥미진진함이 있었다.
윤성은 엄마와 조금씩 가까와진다.
- 철통같은 윤성을 유일하게 측은하게 느껴지게 하는 부분이 엄마이다. 윤성 캐릭터를 조금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 준다. 양부는 윤성母 (배우 김미숙)과 따로 만나지만 윤성이 그 아들임을 여전히 김미숙에게는 숨긴다.  엄마의 일로 우울한 윤성을 나나가 위로한다. 윤성의 우울하고 측은해 보이는 부분이 시청자에게 입체적인 캐릭터로 보이는 만큼 나나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조금 더 가까와지는 계기가 되었다.
대통령 딸 (구하라 )의 과외선생이 된다.
- 나중에 대통령을 처단해야할 때 구하라와 맺어진 인간적인 정이 발목을 잡을 것이다.
윤성은 서후보의 세 아들을 함정에 빠뜨리고 군대에 보낸다.
- 이 때 보여준 변장술과 함정에 빠뜨리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왔다. 시티헌터만의 만화적인 상상력이 보는 사람을 아주 FUN 하게 한다.
대통령과 서후보가 대립한다.
- 역시나 여전히 의협심이 있는 대통령이 서후보와도 대립하게 되는데 후에 대통령 처단을 힘들게 하는 또 하나의 요소가 될 것이다. 액션과 로맨스만 있다면 조금 가벼워질수도 있을 것을 실제와 가까운 이런 정치적인 대립들이 무게 중심을 잘 잡아 주고 있다. 현실감을 들게 하면서.



포위하듯 정점을 향해 좁혀 오던 마지막 10분을 따라가 본다



  • 김 검사는 서용학의 자금줄에 대해 포착하고 그 중 한 군데를 압수수색에 들어간다.
  • 그 시각, 서용학은 후보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 윤성의 지시를 받고 연설회장 안으로 스탭으로 위장해 침투하는 배식중 파트너.
  • 윤성은 복면을 하고 들어가서 경호원들을 차례차례 쓰러뜨리며 서용학의 대기실 쪽을 향해 간다. 멋진 액션씬과 함께 여자 경호원의 얼굴 앞에서 가격을 멈추고 멈칫거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부분은 비주얼 쇼크라고도 할 수 있는 시각적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실내, 그 중에서도 좁고 긴 복도 안에서의 액션은 그 느낌을 더욱 극대화해주었다. 그리고 조금은 제한되어진 좁은 공간이라 이민호의 바디 실루엣과 동작이 더욱 돋보였다. - 늑대의 유혹에서 노래방 복도 격투씬이 문득 떠올랐다. - 복면 위로 보이는 콧날과 큰 눈도 '조로'를 떠올리게 하는 멋진 모습. 긴 팔다리로 절도있는 액션을 할 때마다 찰랑거리는 앞머리까지도 움직임을 더욱 환상적으로 보이게 했다. 

 

  • 서후보의 연설을 준비하는 과장된 몸짓, 혼자만의 그 공간에 계속 문두드리는 소리가 반복된다. 짜증을 내며 문열고 들어오라는 소리를 지르지만 문두드리는 소리는 계속되고 - 문을 열려 문고리를 잡는 순간 전기에 감전되 쓰러지는 서후보. 여기에서부터 일이 전개되기 시작하는데
  • 작전수행중이던 배식중이 들킨다. 여기서부터 불길한 느낌이 시작. 배식중이 마구 달려가는 데에서 같이 심장이 콩닥콩닥 -
  • 여기서 한 박자 낮춰서 나나의 수색이 시작되는데, 무전을 해서 전체 경호체제를 가동시키는 나나, 사건이 확장되어가기 시작한다.
  • 김검사가 사건현장에 도착하고 시티헌터 가까이 모든 것들이 조여 들어온다. 배식중의 도망으로 뭔가 틀어지고 있다는 걸 이미 감지한 터지만, 그래도 뭔가 솟아날 구멍이 있지 않을까, 왜냐, 시티헌터와 양부는 고수니까 - 라고 믿고 싶어지는데
  • 아니나 다를까, 김검사와 나나가 타고 있던 엘리베이터가 멈춘다.  양부가 작동을 멈춘것. 이전에 한번 도와주었던 윤성에 대한 보답일까? 억지로 문을 열고 나오는 나나에게서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몸을 많이 쓰고 험한 일들이 벌어질 것만 같은 예감을 하게 한다.
  • 나나의 수색을 따라잡는 카메라, 간간이 흔들리는 화면이 나오는 걸로 봐서 캠카메라같은데 ; 유리에 비치는 나나와 진짜 나나의 모습이 교차하며 미로와 같은 이 곳의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 옥상에선 뭘 하려는지 윤성이 로프를 매고 있었고 그 옆에는 기절한 서후보가 누워 있다. 뒤에서 총을 겨누는 나나. 목소리로 나나임을 알아채고는 흔들리는 윤성의 눈빛. 여자가 아니라면, 아니, 나나가 아니라면 어쩌면 무언가를 날려 역공하며 그 자리를 피했을 수도 있다. 약 3초간 과연 시티헌터가 어떤 식으로 대응을 할까 가슴조이며 궁금해하는데 -



바보같이 윤성은 그대로 몸을 날린다. 나나가 총을 안 쏘리라고 생각한 걸까?

총소리가 울리고 오로지 눈알의 움직임으로만 그 순간의 충격을 표현해 낸 이민호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시간이 멈춘 듯 소리는 사라지고 오로지 윤성의 신음소리만 나던 연출방법도 마찬가지로 인상적.

또한, 거칠 데 없이 날라 다니던 윤성이 총을 맞고 스러져 내리던 것은 극 말미에서 매우 극적인 느낌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것도 그 전날밤 같이 알콩달콩이었던 나나가 쏘다니 -


드라마가 이렇게 만들어 질 수도 있구나 - 싶었다. 보기드물게 드라마틱한 전개와 엔딩이었다.

같이 동거하고 있는 윤성이 그 상처를 나나에게 어떤 식으로 숨기게 될 지 - 아니, 그 전에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하고 탈출할지부터가 먼저 궁금하다.

매체를 통해 미리 공개된 '상처입은 헌터'의 매력적인 모습도 같이 기대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