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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나들이

제황산 공원에서 내려다 본 진해 군항제 행사장 밤풍경 -

■ 진해는 벚꽃놀이로 한창
지난 주말인 4월 7일(토) 저녁 늦게 진해로 향했다.


이즈음엔 아파트 단지 안에까지 벚꽃나무들을 다 심어 놓았다. 내가 사는 이 근처 작천정에도 봄이면 벚꽃이 가득하고 경주만 해도 드라이브 코스따라 아름드리 벚꽃 나무들이 끝없이 이어져 있다.(다음 주에 경주도 벚꽃축제가 열린다)  하지만, 이 진해의 벚꽃 놀이는 역사가 유구하다. 나무들도 수령이 오래되어 크기도 크고 나무가 크다 보니 꽃도 더 풍성하다. 그래서, 벚꽃 놀이 하면 아랫 지방 사람들은 아직도 진해 군항제를 제일 먼저 떠올린다.



■ 군항제는 50주년
창원시 진해 군항제의 유래와 의미를
홈페이지에서 찾아 보니 다음과 같다.

벚꽃축제로도 불리어지는 진해 군항제는 지난 1952년 4월 13일, 우리나라 최초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북원로터리에 세우고 추모제를 거행하여 온 것이 계기가 되었다. 초창기에는 이충무공 동상이 있는 북원로터리에서 제를 지내는 것이 전부였으나, 1963년부터 진해군항제로 축제를 개최하기 시작하여 충무공의 숭고한 구국의 얼을 추모하고 향토문화예술을 진흥하는 본래의 취지를 살린 행사와 더불어 문화예술행사, 세계군악페스티벌, 팔도풍물시장 등을 아름다운 벚꽃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봄 축제로 해마다 알찬 발전을 거듭하여 이제는 군항제 기간 동안 200만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5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전국 규모의 축제로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벚꽃 놀이가 주요 행사 내용이다. 올해가 50년이라 50주년 특별 행사도 많다고 한다.

아주 먼 옛날 ;; 큰 애가 돌이 갓 지났을 무렵, 즉, 내가 새댁일 때 진해 벚꽃 놀이를 간 적이 있다. 그 때도 지금처럼 꽃은 피었는데도 맵싸한 바람은 가시질 않았다. 그 때 찍은 사진 속의 내 얼굴은 추워서 새파랗게 얼어 있다. 갓 걷기 시작한 아이의 얼굴과 높이를 맞추려고 쭈그리고 앉아 찍었다. 그 사이 진해시는 얼마나 변했을까...? 그 때의 내 아이는 내 키보다 자랐는데.

저녁 5시가 다 되어 네비게이션의 목적지를 진해로 맞추고 악셀레이터를 밟은 것은 살짝 충동이었다.



진해가 가까와 오자 점점 길이 막히기 시작했다.
 


막힌 차 안에서 하릴없이 고개를 돌리다 눈에 띄인 '강동원' -  
아마도 인터넷 어디선가 이 가게를 찍어 올린 사진을 본 것도 같다. 직접 이 눈으로 확인~!!!

시내 중심가인 로타리 주변 골목 골목을 서너 바퀴 돈 뒤에 겨우 주차할 곳을 찾아 차를 세워 두었다. 그리고, 남편과 손을 잡고 밤 나들이 시작 -




■ 로타리 주변 행사장
로타리 주변으로는 사진에 보다시피 저렇게 등을 걸어 놓았다. 로타리 안에는 이미 차들이 엉겨서 빠져 나가기 힘든 상태였다. 밤 10시가 넘도록 이 상태는 마찬가지 - 경찰들이 많이 힘들어 보였다. 주말 밤까지 특근이니.

일단 저녁 식사를 해결해야 했다. 진해에 도착한 것이 저녁 8시 무렵이었는데 그 늦은 시각에도 진해 시내 곳곳의 식당들은 모두 만원이었다. 한 돼지갈비집을 들어 서니 빈 자리가 꽤 있는데도 손님을 더 받을 수 없다고 물러 내었다. 다 먹은 자리들이 아직 치워 지지 못하고 빈 그릇이 쌓여 있었다. 그리고 주문한 지 꽤 된 건지 지루한 표정의 손님들이 가득 앉아 있었다. 빈 자리가 없어서 우리를 못 받는 것이 아니고 일손이 딸려서 처리 불능이란다. 

돌아서 나와 다른 식당들을 기웃거렸다. 들어 갔다가 또 돌아 서게 될 것을 걱정한 남편이 머뭇거렸지만, 대략 열 집 정도 들어가서 자리있냐고 물어보면 될거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식사 준비가 거한 고깃집은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았고 간단히 뎁혀 나오기만 하면 되는 국밥집으로 가는 게 좋을 듯 했다. 탑산 공원 앞에 있는 복국집을 들어갔다. 탑산 복국. 복지리 한 그릇에 7천원. 거기도 특근 알바들이 많아 보였고 계산이 익숙치 않은지 덜 받았느니 더 받았느니 하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식사를 마친 후 나선 길에 한 컷.


여긴 한 길 뒷 쪽이라 그런 대로 조용한 편이다. 로타리 쪽, 최 중심가로 나가 본다.



군항제 알림 기둥이 보인다. 여기가 야시장과 행사 무대가 있었던 특설무대가 설치된 중원로타리이다. 로타리를 주욱 돌아 가며 갖가지 종류의 시장들이 들어 서 있다. 
여긴 사람이 많아서 거의 떠밀려 다닌다. 남포동의 BNC 제과점 앞이라 할까? 저녁 6시의 홍대 앞 지하철 계단같은~!
가고 싶지 않아도 뒤에서 미는 힘으로 앞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다. ㅡ.ㅡ;;



통돼지 바베큐, 와플구이, 번데기, 구운 옥수수, 약밤 등등 전국 어떤 유흥지에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식당들과 가게들이다.
사람 몰리는 데를 좋아하거나 떠들썩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한번쯤 밀려 다니며 구경거리를 찾아도 재미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5분여 우리는 떠내려가다가(!) 탈출을 했다. 


■ 모노 레일카가 있는 탑산 공원

식사를 했던 탑산공원의 원 명칭은 '제황산 공원' 이란다. 거기 올라 가면 뻥 뚫린, 제대로 된 진해시의 모습이 보인다고 해서 올라 가 보기로 했다.



꼭대기로 올라 가기 위한 '모노 레일카' 를 탈 수 있는 승강장이다. 위에 올라 가면 매점이 없으므로 미리 사 가지고 올라가라는 친절한 문구가 적혀져 있다.


 
우린 모노 레일이 올라가는 그 옆 계단으로 걸어 올라 갔다. 걸어 올라가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계단에는 열 계단마다 숫자가 적혀져 있었다. 백 열개 가량 계단을 올랐을 때 첫 벤치가 나왔다. 이 계단은 365개로 되어 있단다. 우린 얼마 어치를 걸은 걸까?

꼭대기까지 올라 가는 데는 5분정도 걸린 것 같고 모노 레일카를 타는 비용은 2천원. 왕복이면 4천원이고 우린 둘이니 8천원을 번 셈.



내 앞에 올라 가던 한 다정한 연인의 모습.



꼭대기에는 이렇게 진해탑 이 있다. 이 탑 내부는 전체 7층으로 되어 있고 그 위로 올라 가야 제대로 된 진해시 전망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진해탑 주변에도 이렇게 벚꽃이 가득하다.

잠깐 - 진해에는 벚꽃 명소가 일곱 군데가 있다.

 



장복산 공원 - 1.5km 에 이르는 장대한 벚꽃길을 볼 수 있다.









안민 도로 - 여기는 더 길다. 5.6km 의 벚꽃 터널이다. 벚꽃들 사이로 하늘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전체 나무가 518 그루가 있다고 한다. 예전 김하늘이 나왔던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의 '로망스' 드라마 촬영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나무들마다 아래에서 조명이 올라와 야경도 멋지다고 한다.






해군 사관학교와 해군 사령부 기지 - 여기는 평소 공개되지 않고 군항제 때만 공개되는 곳이다. 그리고 하루 종일 열리지 않고 평일에는 8시반~4시반, 휴일에는 5시까지 열린다. 평일에는 셔틀버스타고 그 안을 슥~ 돌아 보고 휴일에는 도보로 걷는 것도 허용된다. 우린 밤에 가서 ;; 여기는 가 볼 수 없었다. 예전에 가 봤다.;






여좌천 - 여기도 1.5 km 의 벚꽃 터널. 눈꽃 나라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드는 곳이다.

로망스를 여기서도 찍었다고 한다.






제황산 공원 - 지금 우리가 올라가 있는 곳. 모노레일 길이는 174 m 라고 한다.
레일이 올라 오는 주변에 벚꽃과 개나리가 섞여 있다고.






내수면 환경 생태 공원 - 숲이 조성되어 있다고 한다. 벚꽃이 떨어 질 때 수면 위로 흩날리는 모습이 화려하다고 한다.

 



경화역 - 800m 정도의 벚꽃길인데 여기 기차가 들어 오는 모습이 특히 장관. 바닥에 떨어져 있는 벚꽃잎들이 기차가 들어 오면서 그 바람으로 위로 솟구쳐 올라 오게 된다. 흩날리는 벚꽃잎들 사이로 뚫고 들어 오는 모습은 환상적이다. 그걸 사진찍으러 많이들 온다.

진해 군항제 홈페이지의 대문 사진도 바로 그것이다. 

* 소개 사진들은 모두 진해 군항제 홈페이지에서



진해탑을 올라 가는 데는 엘리베이터를이용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또 걸어 올라 갔다. 많이 걸은 덕분에 자판을 두드리는 지금 다리에 알이 박혀 있다.;;


■ 탑산 공원에서 내려다 본 진해시


꼭대기에서는 사방 360도 아래 내려다 볼 수 있다. 난간 너머 보이는 진해시 풍경 일부.



음력 17일이었는데 보름처럼 동그랗던 달님.


제황산(탑산)에서 내려다 본 진해시 풍경

제황산(탑산)에서 내려다 본 진해시 풍경





왼쪽 중앙에 보이는 시계 모양의 환한 조명들이 행사가 열리는 '중원 로타리' 일대의 모습이다.



이 사진은 시야에 보이는 180 도 펼쳐진 모습을 담은 파노라마 사진이다. 클릭해서 보면 확대된 사진을 보실 수 있다.


제황산 (탑산) 공원에서 내려다 본 진해 시 풍경




한 군데를 줌 해 보았다. 멀리서 보면 그저 '풍경'일 뿐이지만, 저기 '살아 가는' 사람들이 있다.




주변에 야시장이 형성된 중원 로타리 이다. 중앙에 설치된 특설 무대에서는 첫 날 특별 무대가 있었는데 그 중 한 코너인 한류스타콘서트에 샤이니와 틴탑, 리아, 인순이등이 출연했다고 한다.



구경을 마친 뒤 내려 가는 길, 옆에는 하강하는 모노레일카를 타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두 량이 움직인다. 워낙 경사가 급해서  두 칸으로 나누는 게 맞겠다 싶었다. 길게 한 칸으로 만들면 차 안 내부가 오르내릴 때 앞 뒤로 많이 쏠릴 것이다.



내려 가는 길. 저기 앞에 모노 레일이 보인다.
저 모퉁이를 돌아 서면 -



이렇게 눈 앞에 중원 로타리로 들어 가는 길이 곧바로 펼쳐 진다.
바로 앞 건널목 건너 오른쪽 편에 우리가 복국을 먹었던 '탑산 복국' 집도 있다.



내려 가려는데 막 출발해서 올라오는 모노 레일카를 발견.



우리 옆을 스치듯 지나가는 모노 레일 카. 바람같지는 않고 아주 느리다. ^ ^;;


■ 돌아 오는 밤길


장터를 조금 더 다니다가 차를 세워 둔 해군 사령부 기지 앞 골목길을 향하며 -

뒷 골목길에도 벚꽃들은 환하다.

안민 도로도 여좌천도 아무 데도 못 가 봤다. 진해 공설 운동장으로 들어 서기까지 벌써 차량의 정체때문에 지쳐 다른 곳은 가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여기까지 구경하고 집에 도착하면 밤 열 두시가 넘을 듯 했다. 20년 전 보았던 그대로 다들 잘 있겠지.



아쉽지만 집으로 돌아 가야지...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꽃들은 똑같이 매년 피고 지고를 반복하는데 변해 가는 건 사람 뿐이구나. 아이는 자라고 어른은 나이먹고 -

내년에 또 한 해 바뀐 걸 꽃놀이가며 실감할 수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