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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후기

평소 안 가던 그 수퍼에서 가득 물건을 사 오게 된 이유는?

 


방금 이 저녁에 수퍼를 다녀 왔습니다. 다녀 오게 된 이유는 처음엔 이것 때문이었습니다.


# 겨우 이것 하나 때문에 큰 마트를 가기는 좀 -

싱크대 개수대의 배수 뚜껑이 망가졌거든요.

저것이 원래 붙어 있던 것은 아닙니다. 기존에 있던 것이 씻어도 씻어도 지저분한 모양새를 숨기지 못하게 되었을 무렵 큰 마트에 가서 사 온 것입니다. 작은 스프링으로 연결되어서 물이 쏟아져 내리면 뚜껑이 열리게 되어 있고 아무 것도 없으면 닫히게 되어 있는 구조입니다. 냄새가 올라오는 것을 막아주게 되어 있는데 그것이 자동으로 되어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격도 얼마 하지 않았어요. 더러워진 것을 락스에 담가 두고 쇠솔로 박박 문지르는 수고를 할 바에야 2천원 정도 주고 새 것으로 사는 게 낫겠다 싶어 흔쾌히 돈을 지불하고 샀었죠.

그런데 그 때도 오래 가지는 않겠구나 싶었어요. 스프링 부분이 약해 보였거든요. 부러지면 또 사지, 뭐. 하긴 했는데 그 때가 너무 빨리 온 거에요. 2달도 안 되었으니까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사러 나가는 게 귀찮은 게 문제였습니다. 큰 마트로 가려면 차를 운전해서 가야 하거든요. 일요일날 장도 가득 봐 왔는데 개수 뚜껑 하나 사러 다시  나간다는 건 너무 큰 수고로움이었습니다.

고쳐 보려고 한 흔적입니다. 저 까만 실요.... ;;;;

아주 작은 플라스틱 고리가 홈에 끼워 들어가서 축을 잇는 건데 그 작은 고리가 부러져버렸습니다. 실로 묶어 보려고 했는데 잘 되지를 않았어요. 포기하고 그냥 사러 나갔습니다. 멀리 있는 마트를 갈 엄두는 안 나고 일단 집 앞에 있는 큰 수퍼를 가 보기로 했습니다.


# 집 앞에 있는 수퍼는 총 3개

아파트 정문 바로 앞에 있는 수퍼는 꽤 큰 수퍼입니다. 물건 구색도 꽤 괜찮은 편이지요. 무엇보다 1층에 있어서 좋습니다.

맨 처음 이 아파트가 생겼을 때 상가 지하 1층에 수퍼가 있었는데 처음엔 그 곳이 갑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정문 앞에 대형 수퍼가 들어 서자 계단 밟기 싫어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 곳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거긴 지하 수퍼보다 조금 더 넓었고 외부 빛이 들어와 밝았거든요. 무엇보다 지나다니는 길에 과일이며 야채들이 눈에 들어 오는 매대 위에 보기 좋게 자리를 잡고 있고 열린 큰 출입구가 부담없이 들어오라고 손짓했습니다.

지하 수퍼는 거의 폐점 상태가 되었습니다. 1년 넘게 그렇게 있다가 마침내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쿠폰제도 시작하고 적극적으로 호객도 하고 매장 내부도 많이 바꾸었죠. 장소가 협소한 편이다 보니 물건들이 다양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들어 오기 시작하는 상가 복도 입구에 생활용품들을 전시해 두었습니다. 플라스틱 제품들이 장소만 많이 차지하고 이익이 많이 남지는 않는 물건들인데 어쩔 수 없이 구색은 맞춰야겠고 그래서 복도 밖으로 밀려 난 것이겠죠.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집에서 걸어서 15분 이상 가야 하는 곳입니다. 거기는 거의 마트 수준으로 물건이 많은 곳입니다. 과일, 야채등이 신선하고 좋은 것들로 자주 자주 들어 와서 그것들이 미끼 상품에 해당됩니다. 거기는 많이 멀기 때문에 마지막 갈 곳으로 마음먹었습니다.


# 일단 큰 수퍼를 가다

세탁기용 세제도 새로 살 때가 되어 가고 섬유 유연제도 마지막 한 방울을 아까 낮에 써 버렸습니다. 챙겨 입고 나가는 김에 그것도 사 와야겠다고 마음먹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느 수퍼를 가도 다 있는 거니까 일단은 내가 급하게 필요한 개수대 뚜껑을 먼저 골랐죠.

아무리 뒤져도 제가 찾는 게 없었습니다. 그냥 다 막는 뚜껑은 있었지만 물받이 용으로 쓸 저 뚜껑은 없었어요. 계산대 직원에게 물어 봤지만 거기 없으면 없다는 대답이 -

그거 갖다 놔도 한 달에 하나 팔릴까 말까이니 ;;;

 그렇겠죠. 그거 2천원짜리 팔려봐야 얼마 남겠습니까?

세제등은 사지 않고 작은 지하 수퍼로 갔습니다. 다른 가게에서 산 것을 들고 간다는 건 그리 좋지 않은 생각이죠?

계단을 내려 가 복도 옆에 서서 한참을 제가 찾는 게 어디 있나 살폈습니다. 마침 무언가를 짊어 지고 나오던 직원이 있길래 물어 보았습니다. 개수대 뚜껑이? 여기 있군요. 가리키는 곳을 보니 예전 쓰던 것보다는 그다지 예쁘진 않습니다.

수동으로 뚜껑을 돌려서 닫게 되어 있더군요. 그다지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멀리까지 나가긴 싫었기에 - 그리고 가만 보니 이건 스프링 따위 달려 있지 않으니 절대 고장날 일도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단순하게 생긴 것이 구석구석 때끼어 있을 때 칫솔같은 걸로 씻지 않아도 될 것 같이 보였습니다.

마음을 주려고 마음먹으니 단점보다 장점들이 눈에 들어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 샀습니다.

제 1 목표였던 이 상품은 계산대 한 귀퉁이에서 다른 물건들 사이에 묻혀 잘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원 플러스 원 세제가 부피가 컸던 데다가 섬유 유연제도 부피가 컸거든요. 하지만,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저거죠.

개수대 물받이같은 이런 게 이런 때는 미끼 상품 인가 봅니다. 마진 얼마 남지 않고 부피만 차지하는 이 상품때문에 다른 것도 같이 사게 되니까요.

사실 큰 수퍼 갔다가 물건이 없어서 돌아 서며 갈등을 많이 했습니다. 차 몰고 마트로 나가야 하나 마나. 혹시나 하고 갔던 지하 수퍼에서 이렇게 사게 되었네요. 다음 번에는 망설이지 말고 그리로 가 봐야겠습니다. 혹은 생활 용품 관련해서는 일단 거기를 먼저 가 봐야겠어요. 그리고 간 김에 필요했던 다른 것들도 사구요.

# 오늘의 결론 -

1) 꺼진 불도 다시 보자 - 가 아닌 작은 수퍼도 다시 돌아 보자.
2) 가게하시는 분들, 소비자는 이렇게 구매 동선을 옮긴답니다. 참고하세요 -


  이 저녁에 청소하다 말고 왜 이 포스팅을 올렸나 - 저도 잘 이해가 안 됩니다 - ;;
얼른 하던 청소나 마저 해야겠어요 -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