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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 영화

개취 이민호의 표정연기 - 못해서와 안해서의 차이는??




# 1.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개인의 취향은 흔하고 흔한 로맨틱 코메디 -

원작인 이새인의 '개인의 취향'을 읽었을 때부터 특이한 설정이 흥미로왔습니다. 게이로 오해받는 상황, 남녀의 동거라는 주 컨셉만 해도 충분히 시선을 끌만한 소재죠. 조금은 민감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서 더 그랬겠습니다.

단, 까칠한 남자와 덜렁녀, 억척녀의 로맨틱 코메디라는 부분은 퍼뜩 듣기에는 조금 뻔한 이야기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겠습니다. 삼순이가 그랬고 옥탑방 고양이가 그랬습니다. 여타 성공한 수많은 로맨틱 코메디(이하 로코)에서 우리는 이러한 설정을 너무나도 많이 보아왔습니다.

하지만,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 라는 말을 잠시 떠올려봅니다. 왕자인 남자와 평민 여자의 신데렐라 이야기들, 그리고 새로움을 가미한다고 이것을 뒤집은 반대상황들, 즉, 공주 여자와 평민 남자의 온달형 스토리 - 모든 로코의 스토리는 열 손가락 안에 드는 틀 안에서 바뀌어가며 쓰여지고 있는 것입니다.

# 2. 관건은 그 안에서 상황과 캐릭터들을 어떻게 매력있게 그릴 것인지 -

드라마는 현실과 환상의 접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못 겪는 상상 속의 상황에 빠져 행복하거나 슬프게 만들 수 있는 힘이 드라마에 있습니다. 자신에게는 절대로 일어날 것 같지 않은 화려함, 지옥의 나락, 그것들을 관람합니다. 타자의 눈으로. 그리고 자신이 직접 겪었거나 (경험) 겪을 것만 같은 상황(미래)에 본인을 대입시켜 출연인물들과 감정을 같이 하기도 합니다.

로코는 바로 이러한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상황과 일어났거나 일어날 것 같은 상황들 속에 자신을 대입시켜가며 보는 즐거움이 있는 장르의 드라마입니다. 캐릭터의 환상성(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멋진 남주, 혹은 여주 ) , 그리고 캐릭터가 실존할 것 같은 실제감을 배우들에게 부여해야 합니다.

서로의 감정이 오가는 구체적인 상황에 시청자들이 몰입해서 볼 수 있게 해 줘야 합니다. 상황과 대사의 디테일한 묘사가 필요한 부분이겠습니다. 큰 반전과 급박한 스토리의 진행이 없어도 사람들의 애간장을 녹이고 설레게 만드는 데에는 대본, 연출, 그리고 캐릭터 표현을 위한 배우들의 연기력이 필요합니다.

# 3. 로맨틱 코메디에서 불세출의 연기력을 찾는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대배우들, 외국 배우나 국내 배우나 간에 - 누구도 로맨스 물에 나와서 '허거걱, 정말 연기 잘한다'라고 길이길이 연기력으로 이름을 남긴 배우는 - 제 기억에는 없습니다..

상황에 몰입할만한 정도로 표현해 줄 연기력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로맨스물 주인공들의 '개인적인 매력'입니다.


# 4. 기대가 커서 아쉬움도 크다?? 개인의 취향 출발



손예진, 이민호의 조합이라는 것만으로도 이슈가 되었고 특이한 상황설정등으로 많은 기대를 가지게 했던 개인의 취향입니다. 하지만, 여타 레전드급으로 남은 로코의 대열에 하나를 더 얹어 놓고 싶었던 기대 때문인지 아쉬운 부분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앞서 말했던 듯, 로코에 몰입하게 하는 주요 요소 중의 하나인 남 녀 주인공들의 '개인적 매력'이 아직까지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고군분투하는 손예진과 아직까지 명확한 캐릭터가 드러나지 않는 이민호와의 바란스상 균형이 깨어져 보이는 것도 그 아쉬운 점들 중 하나입니다.

기본적인 상황들을 시청자들에게 설명해 주기 위한 1회, 2회였다고 감안해주고 싶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제게 아직 이 드라마에 거는 기대가 더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일겁니다.

놓치기에는 알콩달콩 설레는 달콤한 로코에 대한 기대가 있습니다. 여전히 빛나는 미모의 매력남 이민호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이제 두 회를 보냈을 뿐이고 약간 아쉽다 뿐이지, 상당히 재미있었거든요.


# 5. 무엇보다 기본 캐릭터 설명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연기력을 논하는 것은 성급한 오류

블로그 기사들을 보다 이민호의 표정연기가 틀에 박혔다 - 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그러면서 김태희의 발연기 캡쳐와 맞붙여 사진편집본을 올려놓았더군요.

로코에서의 연기력이 과연 어디까지 필요한 가에 관한 얘기는 위 챕터 # 3 번에 있습니다.

그러면 과연
이민호는 표정 연기가 안되는, 발연기를 하는 연기자라서 그런 표정 연기를 보여주는 걸까요??





아닙니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안하고 '있는 것입니다.

해서는 안될 상황이기 때문에 안 하는 것입니다. .

아닐 수도 있나요?? 혹 -
연기를 1년 정도 쉬었기 때문에 이민호가 연기의 감을 잃은 것일까요??





긴 복무기간을 마치고 돌아와서 여전히 멋진 연기를 보여주는 많은 배우들이 있습니다. 아직 젊은 나이의 이민호이긴 하지만, 그 동안 했었던 작품들이 한 두 작품이 아닙니다. 고작 1년 쉬었다고 완전히 백지상태의 연기력으로 돌아갔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표정에 다 드러내는 고등학생의 역할과 어느 정도 감정을 안으로 숨기는 성인남의 표정 연기에는 차이점이 분명히 있는 것입니다.

까칠한 성인남을 연기하는 배우에게 표정연기가 풍부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섹시한 007 제임스 본드에게 더 다이내믹한 표정연기가 없으니 연기력 제로, 발연기라고 몰아세우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 6. 전진호의 캐릭터는 아직까지는 설명되지 않았다.


캐릭터 설명에 - (개인의 취향 원작속 캐릭터설명바로가기 ) 전진호의 특징 중 하나는 '포커페이스'입니다.



또한, 전진호의 라이프 스타일, 주변 인물들과의 감정적 교류가 어떤 식으로 일어나고 있는 지에 대한 설명은 아직 없습니다. 이 드라마는 여자주인공의 눈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남자 전진호로 포커스가 이동하는 중이니까요. 박개인의 감정상태들 역시 전진호의 시각을 통해 표현되고 있지만 전진호의 감정상태에 대한 깊이 있는 관찰은 없습니다. 아직은 - 박개인의 시각에서 볼 때 - 타자일 뿐인 전진호, 파악되지 않은 미스테리어스한 남자 전진호입니다..


*삼순이나 옥탑방 고양이, 풀하우스등 여타 로코에서의 공식 그대로이다. 남주는 여주를 만나면서 새로운 인물로 변화해간다. 극적인 대비를 위한 초반부 캐릭터 표현. 카타르시스는 갈등을 이기고 즐기는 관람자만이 가지게 된다.


남주의 매력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음에도 지금 박빙의 시청율 차이를 보이며 사람들의 호응 - 재미있다 - 를 이끌어 내는 것은 가볍게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의 취향을 잘 반영한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므로 -

포커 페이스인 전진호의 캐릭터가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은 이민호의 표정 연기가 부족해서가 아니고 캐릭터의 구체적인 배경들이 아직까지 펼쳐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몰입이 안 되는 것의 이유로써 이민호의 발연기- 라고 주장하는 것 -이 타겟이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비슷한 카메라 각도와 비슷한 표정을 캡쳐한 수고로움으로도 미세하게 바뀌는 표정을 알아 낼 수 있다니, 이민호의 표정 연기는 그 큰 얼굴 윤곽에서 나오는 것인지 놀랍기만 합니다.

조금만 다른 표정을 지어도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나와서 놀랍다 - 라는 광고 촬영감독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습니다. 연속 캡쳐 수십장에서도 같은 표정이 하나도 안 잡혀 대체 어느 것을 선별해야 될 지 난감하던 건 제 이야기입니다. 이민호의 표정연기가 발연기라는 건 대체 어디에 근거를 둔 것인지요??



# 7. 성급함이 문제인가, 무지함이 문제인가??


고작 2회밖에 전개되지 않아서 캐릭터의 다양한 표현을 보여주지도 않은 상태에서 표정 연기 운운 하는 것은 성급함의 결과일까요?? 아니면, 주인공의 초기 캐릭터가 '포커페이스'라는 기본적인 인물설정도 모르는 상태에서 대상을 평론하는 것이 무지함을 나타내는 걸까요??


# 8. 개인의 취향은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드라마다 .

고퀄리티의 드라마는 아닙니다. 연기력을 과시하는 드라마도 아닙니다. 하지만, 막장드라마도 아닙니다. 대중의 취향을 잘 뚫어본, 재미있는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에 기대했던 바가 크다면 그 부분만큼 아쉬울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나른하고 힘든 일상, 잠깐의 즐거움과 설레임, 행복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학과 연극의 목적, 기능에 관한 원론으로 가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모방론, 유희론, 교육론, 계몽론 등등을 다 꼽아보더라도 역시 그 모든 것의 합류되는 지점은 유희입니다.

재미를 느끼고 싶어서 본다~!! 입니다.

연기와 편집, OST 등은 그 '재미'의 흥을 깨트리지 않고 돋우워가는 과정들 속의 모든 것일 뿐입니다.



다음 주 예고편 중의 몇 장면들입니다. 직업적인 부분, 건축사 일로 라이벌인 창렬과 심리전을 벌이기 시작하는 전진호가 보입니다. 표정을 보니 잘 풀리지 않는 듯 합니다. 쉽게 성취한다면 드라마가 구성되지 않겠죠. 그 와중에 드디어 (!) 전진호의 단정함이 무너지는 코믹설정들도 터져 나올 듯 보입니다.

전개되어가는 스토리 속의 강화된 캐릭터, 전진호를 기대하며 개인의 취향 3화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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