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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나들이

[베/캄 여행기20] 늦가을같은 창 밖 공기 -굿모닝 베트남


아딸라의 베트남 캄보디아 여행기 20

베트남의 아침. 늦가을의 쌀쌀한 기온, 새로운 여정




저녁 9시 씨엠립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밤 10시 40분에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연말이라 경찰들이 말도 안되는 트집으로 돈을 뜯어내기 때문에 베트남 가이드가 아마 공항 안까지 마중나오지는 못할 것이라 미리 얘길 들었었다. 그런데, 위험을 무릅쓰고 가이드가 나와 있었다. 그리고 아주 말끔하게 잘 생긴 현지인 가이드도 한 명 옆에.

그 현지인 가이드, 자기를 기봉 이라고 불러달란다. 신현준이 나오는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고. 이름의 어감이 어떻건 말건 잘 기억할 수 있고 친근감있는 이름으로 정한 건 그의 혜안-.

무언가에 쫓기듯 거대한 공항을 뒤로 두고 도망치듯 밖으로 나왔다. 두 가이드가 빨리빨리~~ 이러다 밤을 꼬박 새워서 도착할 지도 모른다며 재촉을 해댔다. 위 사진은 뛰어 가다 잠깐 뒤로 돌아서 1초만에 찰칵 셔터를 누른 사진. 단체 관광에서 속도 빠르고 가벼운 디카가 아니었다면 건지지 못할 사진이다. ^ ^;;

현다이(HYUNDAI) 라고 적힌 대형 버스에 올라탔다. 우리의 숙소는 여기서 대략 3~4시간의 거리라고 한다. 도착해 잠자리에 들 시간이 늦어질 거라서 그렇게 급히 공항을 빠져 나왔던 것이다.

현지인 가이드에 대한 간략한 소개, 본인 한부장님의 소개, 그리고 도착할 곳의 소개등이 있은 뒤 버스 안의 불빛은 취침용으로 어슴프레 조도가 낮아졌다.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은 채 잠을 청했다. 쉽사리 잠이 들지 못했다. 공항에 내렸을 때 이미 얇은 가디건을 하나 걸쳤었는데 점점 그것으로는 추위를 막기가 힘들었다.

가만... 이 곳의 겨울 평균 기온은 16~23 도라고 했는데? 밤이라 더 내려간건지 체감온도로는 10도 정도로 느껴졌다.

홑잠바를 하나 더 꺼내입고 애들에게도 하나씩 겹쳐 입을 것을 꺼내주고.

버스는 끝없이 달렸다.

억지로 감은 눈을 간간이 떠서 밖을 확인해보았다. 칠흑같이 검은 곳을 지나기도 하고 어떤 곳은 울산의 외곽 온산공단의 어느 곳을 지나 듯 황량한 가운데 붉은 나트륨등만이 줄지어 있는 풍경들이 이어진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가 버스가 멈추는 것이 느껴져 창 밖을 살피면 어느 한적한 마을, 교통 정체로 잠시 멈춰 있기도 했다. 자정을 넘은 그 시각에도 정체가-

이 곳 관광버스의 기사들은 베트남에서도 부르조아계급에 속해서 콧대가 무척 높다고. 가는 동안 일부 구간의 규정속도는 시속 60 킬로라던가? 그 규정 속도를 대부분 안 지키고 조금은 더 빨리 달리는데 가끔 가다 정확하게 속도를 맞춰 가는 기사도 있다. 법대로 가는 것이니 뭐라 탓할 수도 없다. 그래서 같은 거리인데도 2시간이 걸릴 때도 있고 4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고 했다. 이동할 거리는 서울에서 대전간 거리와 비슷하단다.




베트남, 하롱베이, 하롱드림 호텔, 오전 3시 43분.




위 사진의 원 시간 정보를 살펴보면 오전 3시 43분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뭣이라 ?? - 오전 3시 43분??

1시도 아니고 - 2시도 아니고 - 3시도 아니고 - 거기서 43분이 더 지난 3시 43분이라고? -

다들 잠이 덜 깬 눈으로 어둑어둑한 호텔 내부를 향해 좀비들같이 어슬렁거리며 이동했다.

남편이 MBC에 일한다는 그 부인은 초등생 어린 아들을 등에 업고 있었다. 방배치가 끝나고 각자 방으로 가려면 아직 조금 더 있어야 될 것 같아서 옆 소파에 내려놓으시지 그러냐고 하니, 추울 것 같아서 그냥 업고 있을란다라고. 엄마의 마음이란 그런 것 - ;; 나 역시 애들을 업어 키웠기 때문인지 업고 있는 엄마를 보면 힘든 게 전해져 대신 업어주지도 못하면서 괜한 오지랍을 부리곤 한다...;

이윽고 방배정이 끝나고 각자 룸으로 고고 -





조용한 창 밖을 내다 보았다.


낯선 곳에서의 밤을 또 기억해 두어야지....
이번에는 캄보디아와는 달리 창 밖으로 시원하게 뭔가 풍경이 보이는 듯도 하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이 도시는 지금 잠들어 있고 낯선 이방인인 나만 이 밤공기를 호흡하고 있는 듯 -
방에는 2개의 정식 베드와 1개의 간이베드가 설치되어 있었다. 1개의 간이베드는 매트리스 2개를 겹쳐서 만든 것. 아무도 그 베드에서 자지 않겠다고 해서 내가 자겠다고 했다. 이 역시 엄마의 마음...;;;

다들 씻지도 않고는 그냥 쓰러지듯 팩팩~ 침대 위로 가서 누웠다. 난... 아무래도 좀 씻어야 단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아서 욕실로 향했다.






캄보디아보다는 약간 더 현대적인 디자인 -;



여기는 도자기를 무척 좋아하는 듯 - 양치컵도 도자기, 사진상 안 보이지만 아래에 있는 쓰레기통도 저 양치컵과 같은 디자인의 도자기로 만든 것이다. 툭 던지듯 내려놓았다가는 통째로 깨질 것 같았다. 청소하는 분이 나같은 털푼이는 아니겠지.;;

드라이기가 안 보여서 내 걸 썼는데 나중에 한국으로 올 때 우리 팀분이 말해주길 룸안 장농안에 있었다고- 물포트옆 녹차만 있고 커피가 없었는데 나중에 들으니 이것도 장농안에 - 보물찾기하나?;

모든 물품에 하롱드림이라는 자기네 로고가 적혀 있었다.



에피소드 1 -

 HaLong Dream 이라는 마크가 이 호텔 건물 제일 위에 적혀 있는데 야시장을 구경한 뒤 다시 호텔로 돌아올 때 멀리서 보기에 이게 희안하게도 무시기 닥터 - 이렇게 보였다. 그래서 난 이게 병원인 줄 알고 ;;; 계속 다른 동네서 헤매다닌 - ;; 분명히 멀리서 볼 땐 이게 닥터로 보였는데 가까이서 보니 드림이넹 ;;;; 이게 무슨 오아시스도 아니고 사막에서 헤맨 내 눈에 헛 것이 보였다는 말씀??;

 에피소드 2 -

 내가 잔 간이 침대를 편의상 3번이라 하자. 큰 애가 1번에서 자고 둘째가 2번에서 잤다.

 자다가 2번이 내 3번으로 건너왔다.

 야, 네 자리로 가 -

 몇 번 두들겼으나 잠에 취해 애가 정신을 잃고 허우적거렸다. 난 내 자리를 포기하고 2번으로 건너가 잤다. 1시간 쯤 잤을까? 또 누군가 내 자리를 침범했다. 코끼리만한 다리를 내 다리 위로 얹은 건 1번 침대의 주인. 대체 왜 자다가 일어나서 건너오고 난리란 말인가? 몇 번 발로 밀어내고 손으로 밀치고 하다가 힘없는 나는 그냥 포기하고 1번으로 다시 건너가서 잤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원래의 자리에서 자고 있던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어케 된거...??

 둘 다 영문을 모르겠다고 -;;

 느그가 그랬잖아 -!! 느그가~!!!!

 이해해보려 애쓴다.

 피곤하고 - 타지에서 외로우면 아마도 침대에서 일어나 막 걷게 되기도 하는 모양 - ㅡ.ㅡ.;;





이야아아~!!!! 아침이다 -



어디에선가 본 것처럼 여행을 떠나면 아침에 창문을 활짝 열고 그 곳의 공기를 힘껏 들이 마셔보리라 마음먹었었다.

여기는 베트남 - 굿모닝 베트남. 굿모닝 하롱베이 - 이따가 내가 너를 쓰다듬어 주러 갈거야 -







같은 사진이 왜 또 있냐고??;;;

아니다. 같은 게 아니다. 이건 하늘이 조금 더 들어 있는 사진이다 - 조기 윗 쪽 사진엔 시가지가 조금 더 들어 있고 이건 하늘이 조금 더 들어 있다. 어떤 장소에서 하늘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걸 꼭 보여 드리고 싶어서 - ☞☜

중앙 길의 왼쪽 끝, 바다와 맞닿을 듯 있는 곳에 숲이 하나 보일 것이다. 거기가 바로 야시장이 있는 곳이다.

거기 놀러갔다가 우리 팀의 노부부 - 실은 그리 나이가 아주 많았던 건 아니다 ;; 결혼 보낸 딸을 하나 가진 부부- 의 언니랑 같이 다니며 새로 한 사람을 조금 알게 된 재미, 화장실 에피소드도 있었다. 들려드릴 기회가 생기리라 믿으며 -






창 밖으로 내다 본 산동네 풍경 -

꼭 나의 여학교시절, 부산 초량의 경남 여고 창문에서 올려 다 본 산동네 풍경이랑 비슷한 듯 하다.

그러고 보니 학교 교실에서 반대쪽을 내려다 보면 부산 부두의 바다 풍경도 보였었고 베트남의 이 창 밖의 풍경과 어째 비슷한 것 같기도 - 베트남을 차로 이동하면서 창 밖 풍경을 캠으로 찍었는데 그걸 나중에 보다보면 시골은 아주 시골이고 조금 번화한 곳도 이곳만큼 집들이 가득 하지는 않다. 그러고 보면 여기는 도심 중에서도 아주 도심인 모양이다. -

오늘 아침은 늦잠을 자도 된다며 11시 반까지 호텔 로비로 나오라고 했겠다. 우리의 하노이 가이드 한부장이 -

씻고 호텔 조식부페를 간단히 먹고 - 나만 간단히 , 아이들은 언제나 무겁게 - 호텔 주변 구경을 나갔다.

 

 

 

 

베트남, 하롱베이, 하롱드림 호텔 앞 풍경




베트남, 하롱베이, 하롱드림 호텔 옆 골목 안


왼 편의 낮은 구릉 위로 호텔이 있고 그 사이 저 먼 곳으로 골목이 이어지고 있다.

점같이 사라지고 있는 오토바이 한대 .보이지만 끝까지 발을 디뎌보지 않을 저 골목길.



베트남, 하롱베이, 하롱드림 호텔 앞




여기는 층제한이 없는 고로 - 매우 높은 호텔이었다. 몇 층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호텔 앞 큰 길로 나서자 여기도 팔찌파는 소녀들이 있었다




호텔 정문 - 밤에 정신없이 들어섰던 문이 이렇게 생긴거였구나 -

12월 28일 - 저 때는 크리스마스 시즌 - 지금은 2월 - 벌써 시간이 -

문에 붙어 있는 산타클로스와 창문의 트리장식이 벌써 추억인 듯 그리워진다.



 

식사를 마친 뒤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 팀원들

안쪽의 하얀 셔츠를 입은 분이 오늘 나랑 같이 다니게 될 그 언니이시다. 결혼한 딸을 보낸 -

그 옆에 서 계신 분이 남편. 걱정 안 해도 될만큼 아주 작게 나온 얼굴이라 모자이크는 하지 않았다.

앞에 뒷모습을 보이는 분이 개구장이같은 웃음을 가진 MBC 일하신다는 분. 거기서 무슨 일을 맡은 건지는 물어 보지 않았다. 캄보디아 가이드 최부장은 얼마전 PD 수첩에서 동남아 관광에 관해 나왔던 고발 방송의 부당함에 대해 저 분께 하소연하기도 - 히노끼 오일 설명을 하시던 여자분도 자료 화면으로 PD 수첩의 화면을 썼는데 역시나 엠비시를 계속 쳐다보며 이건 정당한 자료화면이다 라고 강조했다. ㅋ

사진 왼쪽 끝 소파 위로 머리 윗통수가 살짝 보이는 것이 저 MBC 아저씨의 부인, 그리고 등에 가려서 겹쳐진 다리만 보이는 것이 어젯밤 엄마 등에 업혀 자던 저 부부의 아들.

저 안 쪽 하얀 반팔셔츠를 입고 계신분은 이 MBC 부부와 친구이신 분, 그 옆은 아내와 아이.

다들 지금 잘 지내고 계시려나...??

11시 36분 출발 - 하롱베이 유람선 관광하러 간다 -




달리는 창 밖 풍경 - 이건 우리가 묵은 하롱드림 호텔이 아니고 하롱베이 호텔이다






위의 영상은 호텔을 출발해서 배에 올라타서 횟감뜨러 가는 곳까지 1분 17초의 짧은 영상이다.
처음 시작할 때 동굴 목소리인 한부장의 음성을 확인할 수 있다....ㅎㅎㅎ

HD로 녹화한 것이니 플레이 시킨 뒤 360p숫자를 720p로 올리면 고화질로 보실 수도 - 전체화면이라면 더 실감날 수도 -






도착한 곳 - 여기서 저 거북선같이 생긴 배 하나를 집어 타고 우린 5시간 넘게 유람을 하게 된다. 물론 중간 중간 내려서 천룽동굴도 구경하고 띠똡섬도 구경한다. 그리고 쾌속정으로 갈아타고 신선들이 놀 것 같은 환상의 스팟도 가게 되고 -

* 21편에서는 천궁 동굴 이야기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