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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나들이

[베/캄 여행기16] 관광지 톤레삽 호수 -그들에겐 리얼 야생

황토빛 거대 물결 
 

톤레삽 호수(Tonle Sap Lake)


강변에 도착했다. 갑자기 바람이 차다. 강바람 때문인지 체감 온도가 5도 이상은 내려간 듯 싶다. 돌아가려는 버스를 급히 세우고 올라탔다. 내 자리, 내 가방을 찾아 그 안에 넣어 둔 가디건을 꺼내 걸쳤다. 큰 놈 가디건도 같이 들고 내렸다. 까슬하고 차가운 감촉의 가디건이 찬바람을 막기에 조금 부족하게 느껴졌다.

멀리 보이는 톤레삽-



우리가 탈 배는 20명 정도가 탈 수 있는 규모였다. 최부장은 그리 크게 볼 만한게 있는 곳은 아니다라고 어제부터 계속 강조를 하는데 본인이 늘상 보던 거라 감흥이 없어서 그런건지 실제 그런 건지 알 수가 없다. 드넓은 느낌이 들긴 한다.

여기 크기가 얼마라더라....??

동남아 최대 크기의 호수라고 한다. 우기가 6월부터 시작된다는데 그 때는 물이 불어 면적도 넓어진다.
그 때 호수의 크기가 제주도 면적의 8배 라고 하니 어마어마한 규모에 입이 쩍 벌어진다. 이건 호수가 아니라 바다처럼 보일 정도겠다 싶다. 그 깊이만 해도 건기에는 고작 1m 일 정도로 얕아지지만 일단 우기가 시작되면 12m 까지 깊어진단다.
 
어른의 허리깊이였다가 어른 키의 6배가 넘어가기도 하니 그 간극의 차이가 대단하다.





 점퍼를 챙겨오지 못한 둘째에게 큰 애가 자신의 가디건을 빌려주고 - 실은 내가 강탈해서 입혀준;;- 큰 애는 구명조끼를 잘 여며 입으라고 했다. 난 가디건을 입어도 서늘한 기운을 막질 못해 손수건을 꺼내 목에 둘렀다. 호텔 방 안 캐리어 가방 안에 넣어둔 점퍼형 트렌치 코트가 그리운 순간... 캄보디아에 온 이후 긴 팔 소매의 현지인을 본 최초의 순간이기도 하다. (위 사진 참조)

톤레삽 호수는 캄보디아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고 길이가 160 Km, 너비가 36Km에 달한다.



맑은 물이 아니다. 흙물이다. 메콩강은 황토흙을 실어 나르기 때문이다.




톤레삽에 머물렀다가 흐르는 메콩강


메콩강은 6개국을 굽이쳐 흐른다.
 
2억 5천만명의 젖줄인 메콩강은 동남아시아의 생명줄이다.

중국 란찬강에서 시작해 라오스, 미얀마, 태국을 거쳐 캄보디아 톤레삽에 다다라서는 호수가 되어 잠시 머물다가 베트남으로 간다. 이 강이 실어나른 황토흙들이 한 곳에 모여 비옥한 곡창지대인 메콩 델타를 만든다고 한다.

이렇게 위대한 여정을 이어오던 메콩강은 남중국해의 바다로 흘러들어 강으로서의 시간을 끝낸다.


흙물이라 그런건지 들은 바에 의하면 이 곳은 밝은 낮에 촬영된 것보다는 해가 질 무렵에 찍으면 황토물이 황금색으로 보여서 아름답다고. -


이 물들은 그냥 마셔도 전혀 무해하다고 한다. 황토흙들이 자연 정화작용을 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웬지 그냥 먹기는 좀 그럴 듯 ;; 하다. 하루 정도 가라앉혀서 마셔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 글쎄다...

 



배의 모터가 밀어내는 물살이 힘차다




멀리서 배 한 척이 달려 온다. 우리 배 가까이 와서는 원달러, 원달러 외치다가 그냥 가 버렸다. 

이외에 바나나들을 싣고 와서는 원달러에 사라고 하는 배도 있었다. 고무 다라같은 것을 타고서는 다가오는 소년도 있었다. 그리고 양팔이 없는 소년들도 몇 보았다. 큰 뱀을 들고 와 목에 걸어 준뒤 기념 촬영 소품비로 돈을 받아가는 소년도 있었다. 어른과 함께 보트를 타고 온 예닐곱살 되어 보이던 소녀는 달리던 그 보트의 속도대로 우리 배에 가까워지자마자 다리에 날개라도 달린 양 우리 배로 건너탔다. 우리 배 승객들이 다들 감탄의 탄식을 질렀다. 길라임이 등에 와이어를 달고는 공중에서 허우적거리며 걷기 신공을 보이는 것 같았다. 신기하다고 놀라기엔 수천, 수만번의 학습을 만들어 낼 수 밖에 없는 그들 삶의 척박함에 마음 한 켠이 안 좋았다..


 
자. 또 잠깐 플레이 버튼을 눌러서 버퍼링을 없애 놓은 뒤에 보도록 예비 작업을 시작 - 왼쪽 플레이 버튼을 누른 뒤 플레이가 시작될 때 곧바로 다시 일시정지를 시킨다. 그리고 아래 포스팅을 다 본 뒤 플레이를 시키면 -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만약 고화질 (HD)로 보고싶다면 플레이가 시작 된 뒤 오른쪽 하단에 보이는 360p를 720p로 바꾸면 된다. 단, 숫자를 바꾼 순간 빨간 바가 없어져 다시 원점에서 버퍼링이 시작되니 미리 어떤 화질로 볼건지 선택을 마친 뒤, 일시정지를 눌러야 된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베트남계이다. 70년대 베트남 전쟁 당시의 보트피플. 여기 피난 온 후에 정착해서 살게 된 사람들이다. 사진 속 집처럼 고정되어 있는 집이 있고 배처럼 이리저리 옮겨 다닐 수 있는 집도 있다. 고정되어 있는 집은 우기 때 그대로 달랑 들어 물이 얕은 강 가 쪽으로 옮겨가서 살게 된다고. 저 집을 어떻게 옮기는지 그게 또 궁금했지만 물어 볼 데가 마땅치 않았다;;. 여기 수상촌 주민들을 위한 교회도 있고 병원도 있긴 하다. 이들은 왜 이렇게 사냐 하면... 당연히 돈이 없어서 -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할만큼 낼 돈이 없어서 누구도 살지 않는 이 물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황토물을 먹어도 되긴 하지만, 그래도 보통 때 먹는 물은 맑은 물이다. 아주 먼 곳 우물까지 가 물을 길어 와서 마셔야 된단다. 실제로 저 수상가옥 한 켠에는 큰 플라스틱 물통들이 많이 보였다.  
 




이 지역에서는 주 산업활동이 당연히 어업활동이다. 물고기들을 잡아서 내다 팔아 생활을 한다. 이 곳 톤레삽 호수의 어종은 약 850 어종이라고 한다. 잉어, 메기, 담치, 청어, 민물농어, 구라미등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있고 담수량만해도 동남아 최대라고 한다. 그러니 물양으로나 물고기양으로나 동남아 최대가 확실히 맞다.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말이 맞는 건지 , 이 호수 주변에서만 물 1 제곱킬로미터당, 10톤의 어류를 잡을 수가 있다고 한다. 이 곳에서 잡은 물고기들은 캄보디아의 주 단백질 공급원이 되고 있다.



그렇게 낭만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풍경(VIEW)이 아니라 리얼 생활 터전이라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하면. 




멀리 물가 땅 위의 모습이다. 현재 사진으로는 안 보이는데 뛰어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육안으로 잡혔다. 그런데 다들 맨발이다. 신발 살 돈이 없어서란다. 가만 생각하니 거의 배 위에서 생활하고 물에 들락거리는데 신발이 필요할 때가 많이 없을 듯 싶다. 그래도 저 돌바닥을 맨 발로 뛰어 노는 아이들을 보니 그다지 맘이 좋지는 않았다. 가이드 상아씨의 말- 예전에 여행객들에게 안 입는 옷을 모아 오게 해서 톤레삽 주민들에게 나누어 주는 일을 진행한 적 있단다. 그랬는데... 안 입는 옷이라고 했는데 못 입는 옷을 많이 들고 와서 - 비싼 항공료 물어가며 쓰레기만 날라 왔던 기억이 있다며 씁쓸한 미소를 - 

 

또 다른 여행객들의 배 -


멀리 큰 배가 하나 보이길래 - 당겨보니까 -  


조금 큰 규모의 여객선이 아닌가 싶다. 우리같은 여행객들을 실어 나르는 관광선 - 

 

남 녀 마크가 표시된 화장실(?)같은 것도 있는 걸로 봐서는 공공가옥같기도 하고 -
어쩌면 병원같은 것일 수도 -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아까 탔던 그 곳은 아니고 다른 선착장이다. 선착장에 딸린 관광기념품 샵에서 이런 저런 물건들을 구경한 뒤 점심식사를 하러 이동 -

캄보디아의 유적지들이 그들의 과거를 보여준다고 한다면 톤레삽 수상촌은 그들의 현재였다. 톤레삽 호수의 수상촌들은 어느 다른 곳에서도 보기 힘든 이국적인 풍경을 보인 점에서도 둘러 볼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점은 그 곳이 가장 큰 그들 경제활동의 생활 터전이라는 점, 또한 그들의 빈공한 정치, 경제적 현실이 어디메쯤에 와 있는가를 볼 수 있는 곳이라서 내 기억에 남을 듯 하다. 그들이 얼마만큼 그들의 현재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사는지는 내가 그들 자신이 아니라서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물과 옷과 신발의 부족함을 느끼는 만큼 채워야 될 갈증을 느끼고 있는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리라.





언제나 그렇듯 - 이동할 때는 차 창에 얼굴을 바싹 대고 창 밖 풍경 구경하기 -


 

 

극장 인듯 - 공연 안내를 알리는 듯한 간판이 보이고 무심하게 자전거를 타고 지나치는 아주머니와 바나나 한 뭉탱이를 꺼내 놓고 파는 아저씨가 보인다. 지나는 행인 하나 없는 이 곳에서 집에 돌아가는 저녁까지 저 한 뭉탱이라도 팔 수 있을까? 




점심을 먹은 뒤 작은 킬링필드라고 불리는 '왓트마이'와 박쥐 공원을 보러 갔다. 왓트마이에서는 캄보디아의 잔혹했던 역사를 보았고 - 박쥐공원에서는 웅장한 아름드리 나무들에 둘러싸여 잠깐 산책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다음 편에서는 남녀 해골의 색깔 차이에 근거하여 어머니들이 위대한 이유를 잠깐 살펴 보도록 하겠다. ^ ^










* 글을 연재한다는 게 참 힘이 많이 드네요. ^ ^ 그냥 추억을 기록해 두고 정보 필요한 분께 도움이 되겠다...는 마음 정도로 시작을 했는데 그리 녹녹치만은 않은 작업입니다. 어떤 편은 좀 손이 많이 가기도 하고, 또 어떤 편은 재미가 없는 듯 해서 적는 나부터도 시들해지기도 하고요. 흥이 없어지면 글을 적어 나가기가 힘이 들어집니다. 너무 얽매이지 않고 쉬엄쉬엄 즐기는 마음으로 해 나가 보려고 합니다. 근데, 이 여행기 - 기다리는 분, 계신가요? 저 혼자만 용쓰고 있는 것 같아서 어떨 땐 ;;; 이게 뭔가 싶어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