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배우들을 보다 보면 화면 한 두께를 뚫고 나와 내게 어떤 영감을 주는 이들이 있다. 당장은 뜨고 있지 않지만 곧 뜰 것이 분명해 보이는 배우들, 그리고 그 예상을 그대로 적중해 지금 대중과 관계자,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는 그들. 그들의 공통점은 어떤 것들이 있나 한번 살펴 보았다.



# 대중들은 어떤 데 매혹되나?

배우라는 직업은 - 상업적 예술인이다.

상업성을 지향한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대중들은 그들에게 다른 한편으로는 아티스트로서의 어떤 것을 기대한다. 상업성이라는 것은 그들의 외모와 이미지가 주는 매력적인 부분에서 생겨 난다. 이 상업성을 극대화해서 어필하기 위해 배우들은 외모를 치장한다. 최대한 드레스 업 한 채로 화보를 찍기도 하고 각종 시사회장과 런칭쇼등에 고급스런 자신의 이미지를 어필하며 나타나기도 한다. 상업성을 업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배역을 고를 때에도 그런 점이 가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선한 이미지, 지고지순한 이미지, 성실한 이미지, 혹은 섹시한 이미지, 트렌디한 이미지, 럭셔리한 이미지, 쿨한 이미지, 당찬 이미지. 자신의 상업적 가치를 올리기 위해 어떤 한 방향을 목표로 하여 그에 부합되는 배역을 선택한다.

그러나, 대중들은 여전히 배우들에게 있어 아티스트로서의 열정도 기대한다.

예술인으로서의 배우는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 즉, 다른 말로 해서 배우가 예술인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드러난 현상으로 얘기하자면 대중들에게 배우가 예술인의 면모를 드러낼 수 있는 방법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대중들이 배우에게 있어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기대하는 것은  배우라는 직업에 고귀함을 부여하고 싶음이다. 돈버는 광대, 그 이상의 것임을 믿고 싶은 것이다.

기실 배우는 다른 아티스트들에 종속된 모델일 뿐이다. 감독, 작가등이 그려 나가는 작품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 내며 그들의 예술 세계를 구현시켜 주는 모델. 즉 도구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배우들이 예술가로서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우선 '작품 선택'이 있겠다.  작품을 선택하는 데에서 '적극성'이 드러나게 된다. 맡고 싶은 배역이 어떤 것이라는 - 그들 자신의 (배우로서의 ) 목표와 취향, 기준이 세상에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도전 의식'이 드러난다.

강동원이 '늑대의 유혹'을 선택했던 이유는 그의 인터뷰에서 나오듯, 인지도를 높여 다음 작품에서 자신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다양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즉, 높아진 상업성으로써 아티스트로서의 날개를 달고 싶다는 것이었다. 상업성이 아티스트로서의 무기가 되고 도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늑대의 유혹 같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다음 번에도 늑대의 유혹같은 작품에 캐스팅되기 위함이라면? 사극 옷을 입었다가 수트를 입었다가 머리를 올려 붙였다가 길게 늘어 뜨렸다가 - 배역과 외양만 바뀌었을 뿐이지 지향하는 목표 점은 여전히 그대로 '늑대의 유혹'의 다른 버전들일 뿐이라면? 

시대는 바뀌었다. 외모와 이미지만으로 잠깐은 반짝할 수 있겠지만, 롱런하는 배우들 중에 그런 배우들이 있나 한번 살펴봐라. 사람들은 '우상'을 원한다. 우상은 멋져야 된다. 깊이감을 가지지 않은 얄팍한 이미지는 대중을 잠깐 현혹시킬 뿐이다. 돈만 버는 광대는 절대로 우상이라는 그 자리를 점할 수 없다.

# 여배우와 남배우

시대의 아이콘으로서의 '이미지', 그리고 아티스트로서의 면모. 이 두가지가 적용되는 예는 여배우와 남배우의 경우 약간은 다른 것 같다. 여배우라면 누구나 젊은 날 가장 아름다운 때에 시대의 아이콘으로서 추앙되고 싶은 열망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되기 위해 여배우의 경우, 이미지와 아티스트 사이의 밸런스는 비슷하거나 혹은 이미지 쪽이 조금 더 크게 작용한다. 물론 여배우도 중 장년의 연령대로 옮겨가면서부터는 '이미지'로 어필하는 것은 끝을 본다.

남자 배우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아티스트로서의 면모가 조금 더 강조된다. 왜일까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일단은 남자 배우는 여자 배우보다 배우로서 전성기가 조금 더 길기 때문에 이미지만으로 생명력을 연장시켜 나가는 게 힘들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또 다른 이유를 찾자면 남자 배우에게 기대되는 것이 여배우들보다는 조금 더 강한 '힘의 연기'와 잠재된 카리스마를 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남자배우로서 매력을 가지고 또 남자 배우로서 극 속에서 스스로의 효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남성성이 강하게 내재되어 있어야 한다. 이것은 샤방한 '이미지' 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능동성'과 '적극성', '열정', '과감함' 그리고 '도전의식'등이 필요하다. 그것은 실제 배우에게 있는 에너지 - 매력이라는 것의 유사어 - 로서 어떻게든 화면을 통해 어필되기 마련이다. 어떤 계기를 통해 대중들에게도 전달되어서 배우의 '아티스트적인 면모'가 강하게 인지된다. 이것은 또한 상호적인 것으로서 '연기력'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 송중기

송중기를 처음 봤을 때 그렇고 그런 꽃미남 신인 들 중 하나로 봤다. 연약해 보여서 남자배우로서 필수 덕목인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았다. 꽃을 물고 '꽃미남 시리즈'의 화보들을 연달아 찍을 때는 스스로 배우 아이돌의 자리를 자신의 것이라 생각하나 싶기도 했다. 노트북 CF를 찍을 때도 너무나 잘 어울리는 '날리는' 헤어스타일을 보였었다. 외모에 갇히겠다 싶어 답답하게 느껴졌다.

달리 보게 된 계기는 우습게도 평상시 우연찮게 찍힌 인터뷰 영상들이나 사진들 속에서였다. 동네 이발소에서 잘랐나 싶게 떠꺼머리를 해 가지고 나타났다. 입은 옷도, 갓 봉지에서 꺼낸 날선 새 티셔츠가 아니라 후줄근한 생활 티셔츠 그대로였다.

생활인으로서의 자신을 분리하고 있다는 것, 이것은 '스타 안에 갇히지 않겠다'는 의지로 전달되었다.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그의 인식도 전달되었다고 하면 좀 억지일까? 

극에 들어 가면 배역에 맡게 자신의 외양을 연출하지만 절대 배역 속 자신과 실제의 자신을 혼동하지 않는 느낌? 자신의 외모와 옷차림새는 철저히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는 마인드도 전해지는 듯 하고. 이런 배우에게 꽃다운 미모란 역할을 따내기 위해 자신이 갖고 있는 한 티켓이고 그것이 혹여 장애가 될 경우엔 서슴없이 망가지는 용감함도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이건 그대로 실현이 되어졌다. 

'늑대 소년'에 출연한 것이다. 신인 작가의 작품이라는 핸디캡에다가 한번도 멋진 모습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꾀죄죄한 몰골이다. 대사도 변변한 게 없다. 우어어어~이 정도. 어느 누가 이 역할을 욕심냈을까? 

상업적 성공이 꽤 확실해 보이던 작품도 아니었고 그 자신의 꽃스런 이미지에 도움이 될만한 배역도 아니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게 '착한 남자'이다.

어둡고 칙칙하고 꽤나 추적거리는 '신파극'으로 보였다. 작가가 그 쪽으로 유명한 작가이긴 했지만, 그래도 이 착한 남자는 유독 더 신파적이었다. 문채원도 나왔다. 신선한 이미지로 잘 나가는 그들이 왜 이 복고풍의 신파극에 나왔을까? 이런 경우 보통 사생활 부분에서 사고를 쳐서 신선한 이미지는 쫑치고 다른 쪽으로 이미지 변신을 재고해야 되는 스타가 나오거나, 청춘 스타로서 유효 기간을 끝낸 스타들이 이런 데에 나오는 게 일반적이지 않나? 한창 상종가인 그들이 왜 여기에 출연을 했을까나?

게다가 역할을 보니 남자 주연 배우에게 너무나도 많은 것을 요구하는 역할이었다. 미모로 여자들을 후리고 다니며 돈을 뜯어 내고 - 이걸 위해서는 마성의 매력을 가져야 한다 - 죽을 듯이 사랑하고 또 복수하고. 극한의 감정들을 오가며 보여야 되는 역할이었다. 극의 중심인 그가 무너지면 이 드라마 전체가 무너질 것 같이 보이는 구성이다. 이 역할을 하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대단한 배포.

이건 그가 '배우'로서 뭔가를 해 보겠다는 욕심이 많은 때문이라고 읽히는 수 밖에 없다.

성균관 스캔들로 인지도를 쌓고 난 뒤 일반적으로 예상하는 추후 수순은 - 자신의 꽃스런 장점을 극대화 해서 굳히기 한 판 들어 가는 것이었다. 청순하고 아름다운 소녀와 알콩달콩 사랑에 빠지는 로맨스 코메디물 정도? 

그러나 이후 행보는 파격에 파격을 더해 뿌리깊은 나무에서 작은 배역인 한석규의 아역을 맡더니 그 후 맡는 배역마다 상식선을 뛰어 넘는 도전적인 행보.

착한 남자 이후 인터뷰 기사를 보니 역을 맡고 촬영 들어 가기 전의 잠깐 동안의 준비 기간동안 혼자 여행을 떠났단다. 욕심이 나서 맡긴 했는데 덜컥 겁이 나기도 하고 해서 마음을 다 잡기 위해 떠난 여행이었다고. 온 어깨에 매어 달린 그 두려움과 책임감들이 조금은 전달된다. 

이런 배역들의 경우 배우 자신이 하겠다고 나서지 않으면 성사되기 힘들다. 소속사에서 따 오는 배역들은 성공 확률이 높은 것들이다. 그들이 보는 배우의 능력치보다 쉬운 것으로 따 온다. 모험과 도전은 스스로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지 주변에서 떠 맡겨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다닌다는 정보를 나는 아주 늦게야 알았다. 그의 '의식있는' 행보들이 어디서 연유되었나 궁금해서 프로필들을 뒤져보다가 알게 된 것이다. 그의 영리함을 증명하는 이력서상의 증거라고나 할까? 경영학과인데 왜 배우가 되게 되었을까? 이것도 궁금해서 알아 보니 원래 배우가 되고 싶어 연극영화과를 진학하려 했으나 부모님의 반대로 경영학과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그 정도 성적이었으면 부모님 입장에서는 배우 아닌 쪽으로 욕심이 날 만도 했겠다.

그의 작품 행보를 보면 그의 욕심이 전해진다. 배우로서의 열정. 이런 것들의 시작이 바로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할 때부터였다. 하고 싶었던 것, 간절히 원했던 것을 하고 있는 자의 뜨거움이 전해진다.

얼굴이 잘나서 길거리 캐스팅을 당하거나, 대학 진학 시에 성적으로는 갈 만한 데가 신통치 않아 단역으로 출연한 경력을 이고는 연극영화과에 턱걸이 입학하는 경우. 소속사의 수익을 위해 영역을 넓히는 일환으로 생각지 않았던 배우로 진입하게 되는 경우. 시작이 이렇더라도 이후 열정과 도전 의식이 느껴진다면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처음부터 배우를 하고 싶어했던 이에게 조금 더 아티스트로의 어드밴티지가 얹혀진다는 건 부정할 수 없겠다.

만약 그가 맡았던 작품들이 그리 성공을 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흥행이 아쉽긴 해도 송중기라는 배우의 이미지가 업되면 업되었지 훼손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누가 봐도 상업적으로 성공할 것이 뻔해 보였던 작품에서 성공하지 못한다면 모냥빠지는 일이 되겠지만, 이건 그렇지가 않다.

위에서 나는 아티스트로서의 배우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능동성'과 '적극성', '열정', '과감함' 그리고 '도전의식' 을 꼽았다. 여기서 과감함이란 다음을 얘기한다.

예전 주말 아침에 하는 체육 오락 프로그램이 있었다. 대학생들이 출연했었다. 갖가지 장애물들을 빠른 시간에 통과해야 성공하는 룰이었다. 한 발 한 발 조심해서 내디디고 정확한 각도로 몸을 굴려서 마침내 성공하는 사람도 있었고 미친 것처럼 과감하게 발을 내디디고 점프를 해서 극적으로 성공해 내는 사람도 있었다. 당연히 후자가 열광을 이끌어 냈다. - 세상을 사는 데에 필요한 현명함이란 물론 철저한 계획과 조심성 이겠지만, 멋져 보이는 것은 과감하고 거침없이 발을 내디디는 사람인 것이다. - 그러다가 고꾸라지더라도 그 용기와 과감함은 젊음의 상징처럼 보였고 피를 뜨겁게 해 주었다. 예술하는 사람에게 기대하는 것은 이런 또라이같은 과감함이다.

송중기는 바로 이런 -'능동성'과 '적극성', '열정', '과감함' 그리고 '도전의식' 을 가진 배우이다.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그의 열정은 우리를 뜨겁게 해 줄 것이다.

 # 김수현


 김수현이야 말로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했을 때부터 적극성과 열정을 가지고 시작한 배우들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겠다.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가기 위해 4수를 했던 배우. 자신의 학교가 아닌데도 연극동아리 활동을 하기 위해 연세대 동아리방에서 소파 위 기거를 하기도 했던 배우이다.

외모를 보면 썩 잘 생긴 미남 배우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강한 에너지가 전해진다. 이건 아마도 그의 야생성에서 기인한 게 아닐까 싶다. 주변에 의해 곱게 케어된 채 자란 배우가 아니다. 학원에서 연기 수업 받은 뒤 연극영화과 진학하고 소속사에서 따 오는 쉬운 배역들로 뽀대나는 역할에 쉽게 등극하는 그런 왕자님의 이미지는 없다. 

공항 사진이나 실생활에서 찍힌 사진들을 보면 빙구같이 보인다. 그런데 작품만 들어가면 달라 보인다. 이번에 새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티저가 떴다. 화면 가득 김수현의 얼굴이 잡히는데 - 정극의 표정 연기를 펼쳐 보이더라. 생활 연기와는 달리 어떤 순간에는 '연기를 하는 것 같이 연기를 하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걸 해 낸다. 화면의 느낌을 잘 아는 것이다. 그리고, 화면 밖으로 생생하게 전해지는 에너지. 본래부터 갖고 있는 에너지가 크기도 하고, 그걸 표현해내는 기술도 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김수현에게 있어 '늑대의 유혹' 같은 것이었겠다. 비록 뽀대는 안 나는 바보 역할이라 엄밀한 의미에서 프린스 등극의 배역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랬다. 그 역할을 김수현 외에 누가 맡을 수 있었을까? 노상에서 응가하는 씬의 망가짐을 두려워 하지 않고 또 개구장이같은 에너지와 존재감, 연기력을 갖춘 배우가 누가 있을까?

김수현은 그만의 고유함을 가진 배우이다



# 고아라
 

응사(응답하라 1994)로 재조명되기 이전부터 고아라는 내게 눈에 띄는 배우였다. 

뜨니까 그런 말 하네 - 라고 한다면 뒤집어 보여 줄 수는 없지만 사실이 그렇다.

눈빛이 살아 있었다. 그렇고 그런 흔한 연기 지망생들과는 다른 눈빛이었다. 표현력이 매우 생동감이 있었다. 화면 밖으로 튀어 나와 생생하게 전달되어지는.

천성이 말괄량이임에 분명했다. 개구쟁이나 말괄량이들이 배우로서는 최적화된 성격이다. 오픈 된 사람은 숨길 수 있지만 숨기고 있는 사람이 오픈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던 고아라가 바비 인형처럼 꾸미고 나타났다. 분명 고아라는 인형같은 얼굴과 모델 뺨치는 신체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세상에 널린 쭉쭉빵빵 모델들과는 다른, 그녀만의 매력이 있는데 왜 흔한 여자들처럼 꾸미고 나올까 싶었다. 한 두 번 정도 그런 모습을 어필한다면 새롭게 인식될 수도 있겠지만, 너무 줄창이었다. 고아라는 세상 누구도 가지지 못한 그녀만의 매력이 있다. 일부러 따라 하려고 해도 따라 할 수 없는 그녀만의 매력이다. 곱게 셋팅된 긴 머리카락과 몸매를 부각하는 원피스들 뒤로 그녀만의 고유함이 숨어 버렸다.

응사 캐스팅 소식이 들렸을 때 다들 우려의 소리를 했지만 나는 이번에야 말로 고아라가 뭔가를 보여주겠구나 하고 기대를 했다.

이번 응사에서 내가 인상깊게 봤던 장면은 공중 전화 박스 앞에서 쓰레기 오빠한테 소리치던 장면이다.

' 내가 ? 윤진이가? '  

서럽고 분해서 턱 아래 쪽이 말리면서 입이 이죽이죽거리면서 묻는데 - 딱 스무살의 여자애같았다. 그러게. 스무살의 여자애는 감정이 격해지면 세련되게 표정관리를 못하겠지.

고아라는 예쁘긴 한데 전형적인 미인의 틀 안에는 들어 가지 않는다. 고전적인 미인은 아니고 캐릭터 인형같이 조금 개구지게 예쁜 얼굴이다.  비련의 여주인공이나 복수를 꿈꾸는 치정극 등에는 글쎄, 조금 갸웃하게 된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 고아라의 얼굴에 세월이 얹혀 지게 되면 가능하리라 본다.

지금으로서는 친근감가는 우리 동네 여동생, 응사에 나오는 나정이가 고아라에 딱 맞춤형 캐릭터라 하겠다. 여기에서 확장시켜 나가는 게 좋다고 본다. 머리도 당분간은 기르지 않았으면 한다. 세상 누구와도 다른 특별한 사람이니까 그 특별함을 흔한 코디로 희석시키지 말길.


# 박신혜


지금은 아니지만 앞으로 크게 한번 포텐을 터트릴 것이 분명한 배우다.

박신혜는 현재 '상속자들'에서 호연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건 박신혜에게 있어서 최선이 아니다.

위의 고아라처럼 박신혜는 아주 옛날부터 내 눈에 특별하게 띄던 배우이다. 이 배우도 눈빛이 살아 있다. 귀티가 나면서도 영특해 보이는 인상이다. 자기 주장도 강해 보이지만 순해 보이기도 한다.

예전에 지나가는 포스팅으로 '내가 대왕대비라고 할 때 세자비로 간택하고 싶은 이'가 바로 박신혜라고 한 적이 있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서 난감해 하는 표정으로 허둥지둥, 안절부절하는 모습은 박신혜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반감시킨다. 

조금은 당차고 행동력있는 배역을 한번 맡아 전환기를 모색해야 한다. 예쁘고 그림같은 소녀의 이미지만으로 소모하기에 박신혜는 참 아까운 여배우이다.

요즘 수동적인 역할을 맡다 보니 그렇게 보이는 건지 박신혜가 가진 에너지들이 한풀 꺾인 듯이 보인다. 예전 드림 팩토리에서 안무를 연습하던 때의 그 레게머리 소녀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

조금은 제멋대로인 모습을 보여주는 건 어떨까?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마음껏 뿜을 수 있는. 아니면, 예전 하희라가 맡았던 '어린 아내'-먼동 이었던 걸로 기억 - 처럼 모성애를 보여 주는 강인하고 따뜻한 여성도 좋을 것 같고. 사극에도 어울리는 마스크이므로 시대극이건 현대극이건 한계가 없으리라 본다. 

언젠가 한방 터트릴 잠재력을 갖고 있는 배우, 박신혜. 변신과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 문채원


문채원도 내, 될 줄 알았던 여배우이다. ^ ^

처음 '바람의 화원'에 나온 걸 봤을 때 곧바로 방송사 홈페이지 들어가서 배우의 이름을 검색해 보았다. 이전 활동까지도.

외모만으로 다 되는 게 아닌 배우계이지만 그래도 여배우에게 있어 반은 외모에서 오는 이미지이다. 

문채원에 대해 외모를 폄하하는 악플들도 많이 봤지만, 그건 뭘 모르는 친구들이 아닐까 했다. 문채원을 처음 보는 순간, 예전 고전 영화 속, '문희'나 '남정임'이 떠올랐다.

동안 열풍이긴 하지만, 성숙한 여성미가 주는 매력은 예나 지금이나 영원한 것이다. 문채원의 마스크는 젊은 사람부터 나이든 어르신들까지 모두가 선호하는 것이다. 아마도 어르신들은 문채원같은 처자를 며느리로 삼고 싶을 것이다. 캐릭터를 떠나 외모에서 주는 느낌이 그렇다.

너무 애같지 않고 곱게 잘 큰 '아가씨'! 금방이라도 웨딩드레스 입혀 놓으면 시집가서 새댁 역할을 잘 할 것 같은 그런 아가씨~! 귀티나는 정장이나 코트를 입고 나서면 어느 자리에서든 가서 우리집 며느리요 - 라고 자랑하고 싶은 그런 이미지.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얼굴이라는 얘기는 고전적인 미모라는 것이다. 고전적인 미모가 주는 효용성은 막강하다. 그녀가 연달아 사극에 캐스팅된 이유도 그런 데 있을 것이다. 

위 서두에 여배우는 아티스트적인 면모보다 이미지에 밸런스가 더 가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에 약간은 역전하는 케이스가 바로 '손예진'이다. 그녀의 용기있는 행보는 여늬 여배우들과는 사뭇 다르다.

문채원도 '착한 남자'에 출연하면서부터 이전의 수동적인 행보에서 급하게 방향 선회를 했다. 아마도 손예진과 같은 기획사에 소속되어 있다고 들은 듯 하다. 역시나 '과감한 선택'은 본인 스스로의 것이다. 소속사에서는 착한 남자 출연을 극구 말렸다고 한다. 자칫 잘못하면 ( 부족함이 ) 세상에 뾰록날 수도 있다고. 창피당할 수도 있다고 말렸다고 한다. 당차게 해 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성장에는 언제나 획기적인 도약의 기회가 필요하다. 

굿닥터에서도 '고전적인 이미지'가 주는 한계를 넘어 능동적인 현대적 여성상을 보여주었다. 주인공은 확실하게 남주였고 그것도 정상적인 로맨스의 상대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배역을 택했던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어떤 이미지를 극에서 보여 줄 수 있었기에 이 역할을 선택했으리라 본다. 무엇을 원했던 간에 문채원은 굿닥터로써 능동적이며 생동감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보였다.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가 된다.


# 소이현


현재 주목하고 있는 배우들 중 한 명이다.

문근영과 함께 청담동 앨리스에 나오면서 그만이 가진 매력이 부각되었다. 문근영과는 대비되는 '성숙미'.

요즘 유행하는 도톰하며 조각같이 라운딩된 입술은 아니지만 '미인'이라는 단어가 퍼뜩 떠오르는 건,  바로 이 성숙미때문일 것이다.

붉게 칠한 입술에서 오는 오밀조밀한 느낌이 비비안 리가 떠오른다. 성숙미와 신선함을 같이 가지기는 힘든데 소이현과 위의 문채원이 이에 해당한다.

일단 타고난 것들로는 주목을 끄는데 앞으로 다양한 역할들로 풍성한 커리어를 쌓아 나가기 바란다. 


# 문근영


문근영은 '어린 신부' 이후 약간은 들쭉날쭉한 흥행 성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런 데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문근영은 앞으로 길게 봐야 될 배우이다. 

잠깐 스타놀이하다가 그만 둘 배우는 아니라 본다. 지나친 동안 ( 童顔 ) 이 그녀의 이미지 변신에 걸림돌이 되기는 하지만 세월이란 흐르고 마는 법. 그녀만을 피해 가지는 않을 것이다.

언제까지나 동안이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섹시한 젊은 여배우의 시절을 맛보지는 못하겠지만 그녀에겐 진실됨이 느껴지는 깊은 내면의 힘이 있다. 

문근영이 30대 중반이 되었을 때 어떤 매력적인 얼굴이 되어 있을까 무척 기대가 된다. 그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캐릭터들이 무궁무진할 것이다.

문근영만이 가진 느낌을 뿜어 낼 수 있는 여배우가 또 어디 있을까?
그녀는 특별하다. 

김범과의 교제로 세간에 주목을 끌고 있다. 역시나 여행 중에 찍힌 사진이나 돌아 오는 공항에서 찍힌 사진들 속의 그녀는 스타놀이 하고 있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한껏 치장하면 예쁜 그녀이지만 평상시에도 그렇게 하고 다니지는 않는다. 열심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생활하는 자연인 문근영이 보여져서 참 사랑스러웠다.

그녀의 그, 김범도 마찬가지이다. 하이킥과 꽃남으로 일본에서 아이돌스런 인기를 끈 이후에도 김범은 그 이미지 속에 자신을 가두지 않았다. 역할의 크고 작음, 또 그 배역의 색깔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역할들 속에 자신을 내던졌다. 한류 스타로서 크게 한 방 터트릴 요행을 바라지 않고 열심히 배우 활동을 해 나갔다. 그게 다 어디 가겠나? 앞으로 먼 배우 인생을 보건대 그에게 다 피와 살을 이루는 양식이 될 것이다.

이런 것들이 쌓이더니  문근영과의 교제로 더 이미지 업되었다. 그 나이 또래의 보통 남자애들같은 수수한 옷차림에서도 호감도가 상승했다. 그리고, 문근영이 워낙에 여우같은 이미지가 아니다 보니 ^ ^;; 그녀를 선택한 김범의 안목에 미소를 보내게 되고, 또한 문근영이 선택한 남자라니 - 김범에게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더 깊은 매력이 있나보다고 생각할 밖에.

직업의 하나로써 '배우'를 선택한 생활인 문근영에게는 열애 따위로 가치가 폭락하는 '스타' 플레이는 상관없는 것이 되겠다.

# 에필로그

요즘 TV 속 배우들을 보며 떠오른 생각들이 차고 넘쳐 끄적여 보았습니다. 한 글에 다 적어 넣다 보니 글이 꽤 길어졌습니다. 이미 주목받고 있는 배우들의 경우, 그 행보의 특징들을 생각해 보았고 덧붙여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들도 리스트에 올려 보았습니다. 동의 못하실 수도 있지만 제 개인적인 안목으로는 그렇게 보였다는 의미로 받아 주셨으면 합니다. 이외에 더 추가하고 싶은 배우들이 있다면 어떤 분들이 있을지 덧글 붙여 주시는 것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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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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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2013.11.30 10: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성스럽게 쓰신글 잘읽었어요 젊은배우들의 성장을 지켜보는일은 언제나 행복할거 같아요 언급된 분들 제가다좋아한다는 ....

    • 아딸라 2013.11.30 23: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잘 읽으셨다니 고맙습니다. 하트 뿅뿅님~ ^ ^
      자신의 분야에서 장인 정신을 가지고 도전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열정은 전염되는 거니까요 -

    • 양지일 2014.02.15 02:47  댓글주소  수정/삭제

      최고입니다.

  2. 크롱 말해봐 2014.04.03 11: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연기 잘하는 배우가 좋아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 제가 볼 때 주원씨도 연기를 참 잘 한다고 생각하는 데 평을 들으면 연기력은 좋은데 스타성이 부족하다고..
    아딸라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아딸라 2014.04.05 12: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음... 타고난 매력이 어떤지 저희야 작품에서 못 보면 알 수가 없는 거죠.

      멋지고 좋은 역할이 있는가 하면 매력적인 역할도 있습니다.
      두 개가 겹쳐질 수도 있지만 따로 가는 경우도 많아요.
      주원같은 경우, 매력이 부각되면서 대박난 작품이 없는 것 같지 않나요?
      각시탈도 그다지 로맨스 부분이 크지도 않았고 그 의사 역할도 남성적 매력이 돋보이는 역할이 아니었죠. 그리고, 최강희 씨와 찍었던 것도 그다지 포텐이 안 터졌구요. 그리고, 캐릭터가 뭔가 저 쪽 편에서 계속 이어지고 이 쪽(!)으로는 안 오고 한 쪽에서 굳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그 쪽이 뭐고 이 쪽이 뭔지는 ㅎㅎ
      송중기 경우 늑대소년은 말만 늑대지 순정만화 속 매력적 소년의 이미지이고 그런 판타지를 자극했죠. 착한 남자야 뭐, 치명적 멜로의 남주였으니, 찐- 한 거였고. 주원씨는 뭔가 캐릭터에서 변화를 주면 전환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근데 역할을 줘도 주원씨 내부의 매력이 따라줘야 터지는 건데 전 뭐, 처음에 말했다 시피 주원씨를 모르니까요 -ㅎ

  3. 크롱 말해봐 2014.04.06 1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왓~
    혹시나 님의 오래전 글이라 답은 못듣겠구나.. 했는데, 이렇게 답해주시니 감사드려요 ^^ 친절하시네용!! 정말루...

    • 아딸라 2014.04.06 11: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기도 오른쪽에 보면 새로 쓴 댓글들이 보여요.
      요즘 여기 잘 돌보지않아 들어오는 게 띄엄하긴 한데
      그래도 새로 댓글있으면 바로 보이긴 하죠. 밀려지진 않으니.

    • 크롱 말해봐 2014.04.06 15:12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그러네요.... 흠~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도 있지만 뭔가 좀 창피, 부끄 뭐 그러네요.
      암튼 감사드리고, 글들 잘 읽겠습니다!

    • 아딸라 2014.04.28 21: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전에 여기 댓글 달았던 게
      스팸 댓글들 지우다가 실수로 제 것이 날라가버렸어요.
      혹시 왜 갑자기 댓글 사라졌나 의아해하실까 다시 덧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