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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나들이

[베/캄 여행기 3] 캄보디아에는 5층이상 호텔은 없다






씨엠립 공항이다. 붉은 벽돌색의 지붕이 인상적이다. 나중에 도심 촬영해 놓은 사진이랑 일반 가정집 내부를 찍어 놓은 사진을 보게 되면 알겠지만 이 곳의 건물들은 이런 붉은 벽돌색을 참 많이 사용한다. 황토도 정말 많은 편이고 - 앙코르와트 주변도 다 이런 붉은 황토이다. 비옥하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이동하는 많은 사람들 - 한국인 관광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인들도 많이 보인다. 옆을 지나가는 말들을 찬찬히 들어보면 프랑스어가 자주 들린다.

캄보디아가 관광객들에게 본격적으로 개방된 것은 6~7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태국처럼 오랜 시간 관광지로 개발된 곳이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아직은 돈의 때가 묻지 않아 순박한 편이라고 - 이건 가이드가 해 준 얘기. 지금 현지가이드를 만나러 나가는 중.


무지 더울 줄 알았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 - 아주 약간 후덥지근할 정도 - 습도가 높아서 더 덥게 느껴졌던 듯 하다.

우리가 움직일 때 함께 하는 가이드는 총 3 명이었다.

한국을 떠날 때부터 다시 돌아올 때까지 전 일정, 계속 우리와 함께 비행하며 입출국 수속등을 책임지던 가이드가 한 분 계시고 ( 내 몸무게 반의 상아 씨) 두번째 중요한 분이 한국인 현지 가이드이다.
 
이 분은 같이 다니며 캄보디아와 우리가 보는 유적지에 대한 설명을 해 준다. 현지 사정에 밝아야 하니 대부분 그 곳에서 오래 거주하신 한국인이다. 자세한 설명을 해야 되니 이 분들은 그 나라의 가이드 시험을 친다고 한다. 캄보디아의 역사와 문화 전반에 관한 시험이라고.우리나라 고시시험의 수준이라고 한다. 그 분 말 ; 사실 믿을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그 분은 해박했다.

그리고 또 한명, 현지인 가이드가 있다. 즉 캄보디아 인 가이드이다. 이건 자기네 나라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관광팀마다 의무적으로 자국인 관광 가이드를 한 명씩 따라 붙게 해 놓았다고 한다. 현지인 가이드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가게에서 단체로 물을 살 때라든가 관광지의 입장 티켓을 모르고 버려버린 손님이 있어서 그 쪽 직원과 실랑이해야 될 때라든가 판매원과 오해가 있을 때라든가- 등등.

입국장에서 우리를 반겨주던 거대한 코끼리 상

입국 수속을 밟으면 한도 끝도 없이 기다려야 한단다. 원래는 - 하지만, 입국 수속을 처리하는 경찰들에게 미리 여행사가 수를 써 놓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경찰이 여행사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기다리고 있다. 환영 - *** 여행사 여러분 - 이라고 한글로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우리는 그 경찰 뒤를 따라서 그냥 게이트를 통과하면 된다. 상아 씨가 해주던 얘기 - 그거 안하고 정정당당 기다려 본 적도 있다고 한다. 2시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된다고 - 왜 쟤들은 그냥 통과지? 하고 우리를 미심쩍게 보던 여행객들의 시선을 피하며 졸졸 ~;;

저 코끼리와 관련된 얘기를 하자면 - 캄보디아 산에는 수백년 자란 거대한 나무 ( 수종의 이름은 잊어 먹었다.;;)가 있는데 그걸 통째로 깎아 조각을 하면 이런 거대한 코끼리 상이 2개 정도 나온다고 한다. 잘라서 이어 붙이는 게 아니라 코끼리 하나가 통짜 나무를 깎아 만든 거다. 그걸 집에 하나 갖다 놓으면 그 집의 가장은 사회 지도층으로 대접받는다고 - 캄보디아 말로 '옹야'라고 지칭된다고 한다. 호랑이 가죽을 집에 장식해 놔도 옹야 라고 한다. 옹야들에게 나무와 호랑이 가죽을 팔아 목돈을 챙기려는 빈민들의 눈물겨운 이야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겠다..;
 
입국장을 나오니 기다리는 현지인 가이드를 만날 수 있었다. 최 부장님 - 그 분의 초상권을 생각해서 사진은 올리지 않겠다. 하지만, 여행지의 사진을 찍은 중에 아무리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해도 여러분은 '아, 이게 그 말하던 최 부장님이구나'하고 알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엄청난 덩치거든. ;;;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말해.... 난 조폭인 줄 알았다...ㅜㅠ 한국에서 사고치고 여기 도망쳐 와서 숨어 지내는 사람인 줄 알았다. 150 킬로는 가뿐히 넘지 않을까 싶었다. 얼굴도 살짝 험하게 생겼다. 아마 팔뚝에 용모양 타투라도 봤다면 최부장님 본인이 무슨 말을 해도 난 믿지 않고 내 생각을 믿었을 것이다. 그런데 입을 여니 아주 달변가고 인상도 달라 보인다. 세상 풍파를 많이 겪은 건 확실해 보였다. 그리고 타투도 없었다. ㅡ.ㅡ;; 어쩌면 등에 있었을 수도 ;;;; ㅎㅎ 농담 -

나중에 본인 말로는 젊은 시절, 국가대표 유도 선수였다고 한다. 미국등 외국을 돌아다니며 살다가 지금은 캄보디아에 정착을 했고 여기서 결혼하고 산 지 7년 가량 되었다고. 이 곳에서 많은 사업도 하고 모아 놓은 재산도 꽤 되...는 것 같은~!!!;;; (확실하진 않고 그렇게 보였다는 얘기 ;;) .

이 분이 캄보디아 일정 둘째 날, 본인 집에 초대를 해 주셨는데 가 보니 바로 이 분이 '옹야'셨다. ;;; 현지 경제사정 빤히 아는데 집이 그 쪽 수준으로 봐서 으리삐까했고, 버스로 이동하는 중간 중간 밖을 보며 '저거 내가 운영하던 골프장인데 작년에 넘겨줬죠. 저 쪽 건물들도 내 거.." 이러신다. 근데 왜 가이드를 하러 나왔냐고? 가이드들은 부자냐고? 가이드를 직접 나온 것이 7년동안 이번이 10번째인가 그렇고 2010년동안 2번째라고 - 한국인 관광팀이 너무 많이 몰려서 가이드가 부족해 직접 나왔다고 하셨다. 이제부터 전하는 캄보디아 이야기의 대부분은 바로 이 최 부장님이 해 주신 얘기이다.


이 사진은 캠으로 찍은 것 중 캡쳐한 것.


캄보디아는 공산주의 국가일까?
아니다. 주변을 둘러싼 모든 나라들이 공산화되었음에도 캄보디아와 태국만 민주국가이다.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중국등이 모두 공산국가이지만, 85년 훈센총리가 집권한 이후로 더더욱 친 남한정권이 들어 선 민주 국가이다.

위 캡쳐 사진 속의 거리 풍경을 보면 모두 나즈막하다. 우리나라 경주처럼 -


캄보디아 제 1의 도시는 당연 수도인 프놈펜이겠고 이 곳 씨엠립은 두번째 도시라고 할 만큼 큰 편이다.
그럼에도 여기서는 높은 건물을 찾아 보기 힘들다.

그 이유는 앙코르와트에서 가장 높은 성이 63M 인데 이것보다 높은 건물을 짓지 못하도록 법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높이라면 대략 4~5층 이내라야 되는데 그것이 이 지역의 4성급 이상 최고급 호텔들이라도 모두 나즈막한 이유가 되고 있다.

드디어 우리가 묵게 될 호텔에 도착했다. 로얄 엠파이어 호텔(Royal Empire Hotel)이다. 지은 지 7개월 된 호텔이라고 한다.


날씨는 덥지만 여기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이긴 하다 - 32도의 크리스마스 - 다들 메리메리~!

짐은 한국에서 부친 뒤 여기 도착할 때까지 구경도 못했다. 번호표로 배치된 내 방에 가 있으면 곧 호텔보이가 문 앞에까지 갖다 줄 거란다. 그러면 팁 1불을 주면 된다고 최부장님이 안내해 주신다.

1불이면 우리 돈으로 1300원 꼴 - 하루 열팀만 받아도 만 3천원. 캄보디아 대부분의 노동자가 한달 월급이 20달러라고 하니 팁만으로도 충분하겠다 싶은 생각이 -


울 아들도 사회적 네트망이 넓은 고로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일찍 예약을 한 탓인지 싱글 침대 3개가 있는방으로 배치되었다. 늦게 예약을 한 가족 - 여대생이 있는 가족-은 정식 침대 2개에 간이 침대가 하나 있더란다. 아마도 매트리스 2개를 쌓은 침대에 커버만 얹혀진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텔레비전의 채널은 8~9개 가량 있었는데 한국 채널이 3개인가 있었다. 아리랑, 뭐 이런 국제 전송프로그램말이다.

옆에 소파도 보일 것이다. 밝은 조명은 없고 다 저렇게 누리끼리한 백열등 조명이다. 전기는 국제 여행용 멀티탭을 들고 갔었는데 전혀 필요가 없었다. 국내에서 쓰는 220 v용 구멍이 그대로 다 들어 맞았다. 노트북을 꺼내 코드를 꽂은 뒤 인터넷 접속 시도를 해 보았으나 무소득. 조그만 냉장고 위에 생수가 2병이 놓여 있었는데 그건 여행사측에서 제공한 공짜 물이고 냉장고 안의 물은 마시면 2~3불이라고 -

우린 그 밤에 잠깐 밤마실을 나가서 그 옆 과일가게에서 과일을 사 왔었다. 전자 포트와 마실 수 있는 차들이 놓여져 있는 데스크도 있었다. 커피는 커피믹스류가 아니고 커피,설탕,프림, 모두 따로. 녹차 티백도 있고... 이 곳 식당에서는 한국식당처럼 식후에 자판기 커피가 서비스 되지 않는다. 그래서 하루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서야 이 커피를 마실 수 있었는데 카페인이 필요했던 나는 원두가 아니라 이거라도 아주 감지덕지였다.
이게 욕실이다. 보시면 알겠지만 샤워기가 없다.

샤워룸 안에는 해바라기 샤워기말고는 수도꼭지가 없다.

이게 뭘 말하겠나??

머리감기가 난감하다는 것이다. 샤워를 할 때 감거나 아님, 저 벽에 바싹 달라붙은 수도꼭지 아래로 머리를 들이밀어야 한다.;; 샤워는 밤에 자기 전에 할건데 머리는 아침에 감을거다.... 이러면 곤란해진다는 얘기다.

그리고 여기는 비데가 없고 변기 옆에 아주 작은 미니 샤워기가 있다. 그걸로 머리를 감.....??;;;

드라이기도 있고 빗도 있고 샴푸, 바디클렌저, 비누, 모두 다 있다. 내가 4성급을 무시했나보다. 드라이기까지 여행가방 안에 좁은 공간 밀어내고 집어 넣고 왔었으니 -

그리고 저 문의 안 쪽 자물쇠는 밀어서 구멍 안에 밀어 넣는 자물쇠이다. 이게 왜 이게 설치됐는고... 가만 살펴보니 문이 아귀가 잘 맞지 않고 휜 채 튀어나와 있어서 어깨로 눌러 넣어야 제대로 아귀가 맞는다. 이게 또 왜 그런고 살펴보니 - 문이 속이 텅 빈 나무 위에 MDF 필름을 발라 놓은 문이 아니고 통째 통나무로 되어 있다. 습한 기후에 급히 말리다 보니 약간 휜 게 아닌가 생각된다. 나무 건조 기술수준이 좀 떨어져서 일 수도 - 그래서 탈출하려는 나무의 힘을 견뎌 줄만한 자물쇠로 이런 원시적 자물쇠를 4성급 호텔에 쓰게 된 것이라는 추측을 -

역시 난 항상 쓸데없다..;;;;

잠들기 전에 멀리 타지로 온 설레임을 만끽하고자 밖을 나섰다. 그래 봤자 고작 ㅡ.ㅡ;; 호텔 안 유람.


수영장이 있고 그 위를 시골 캬바레 처럼 희안한 반짝이로 장식해 두었다. 그렇지... 지금은 크리스마스 시즌이니까.



수영장 옆에는 이렇게 쉴 수 있는 공간이 - 수영을 해도 된다고 하던데 뭐 그 밤에 ;;; 사실은 좀 하고 싶었다.. 수영복을 빌려주기도 한다고 하던데 -
우리처럼 밖을 산책하던 우리 팀 가족들이 보이길래 사진도 찍어 주고
- 왜 남편은 안 왔냐고, 공항에서 봤었는데 그냥 3 명만 오셨네요 - 라고 묻는 .
저기... 남편이 이번에 갑자기 승진을 해서요.. 승진하자마자 장기 휴가 내기가 그래서 저희만 오게 된 거에요..;;;

밤엔 잘 몰랐는데 다음 날 아침 둘러 보니 휴양지 호텔스런 느낌이 물씬했다.



이게 낮에 본 모습이다.

 

이건 좌우 180도 폭으로 찍은 파노라마 컷이다. 클릭해서 보면 많이 큰 사이즈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날 아침 새벽에 깨게 된 데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하나 있다.

아까 적은 대로 우리 가족은 침대 3개가 있는 방으로 배치가 되었는데 이게 건물 뒷 쪽에 있는 방이라 햇볕이 전혀 들지 않았던 것 - 창문을 열어도 앞 건물로 가로막혀서 밖을 볼 수가 없었다. 그 덕분에 내가 밤에 잠을 3번을 깼다. 혹시라도 아침 6시 반에 일어나야 되는 일정을 놓치고 늦잠을 잘까봐 핸드폰 알람을 맞춰 놨었다. 그런데 긴장해서인지 밤 12시에 깬 것이다. 잠결에 시계를 보니 12시 - 난 늦잠을 자서 다음 날 낮이 되도록 잔 줄 알고 허거걱~!!@@@ 일어났다. 왜 여태 아무도 깨워 주질 않은 거야... 하면서 원망까지 했는데 아무래도 사방이 너무 껌껌한 것이 밤인지 낮인지 알 수가 없는 거다. 복도 바깥이 시끌했다. 잠결에 문득 그 소리를 듣고 깬 듯했는데, 잠옷을 입은 채로 고개만 빼꼼 밖을 내다보니 그 밤에 비행기로 막 도착한 여행객들이 짐을 받아들고 있었다. 또 3시경에 또 깨고 - 여전히 껌껌... 다시 6시에 깨고는 그냥 더 자기를 포기하고는 욕실로 고고 -

  

오늘의 이야기 보너스로 영상 하나 첨부 - ^ ^
타이타닉에서 마지막 문을 열고 들어오던 느낌을 재현하려 애써 보았다. ㅋ

캄보디아 시내를 오토바이로 질주하면서 찍은 영상이랑 야간에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찍은 동영상도 있으니 기대하시라 - 개구리 튀김을 팔던 곳, 거리를 가득 메웠던 관광객들 - 안젤리나 졸리가 툼레이더 촬영시 묵었던 곳등을 보여드리겠다. 그 앞에 무슨 일인지 가득했던 대포 카메라들도 -

이 이야기들은 몇 회 더 지나야 나올 것 같고 ;;; 일단은 도착한 날 밤에 저녁 식사를 하러 갔었던 압둘라 민속공연장과 그 앞 과일 가게에 관한 얘기를 다음편에서 해 볼까 - 한다.

이렇게 끊어 적다가 아무래도 6일간의 여행을 한달 내내 쓰게 될 듯 ;;; 추천을 많이 해 주신다면 긴 원고 작성 기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