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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장/생활의팁

에스프레소 커피용 원두 고르기 -


나름 커피 매니아다. 얼마전 집에서 쓰던 까페 인벤토 를 처분하고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입했다. 드롱기 - 예쁜 거다. ^ ^ 원두 7g 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몇 알인지까지 세어서 곧 커피 후기를 포스팅하려고 한다. 그 때 새 기계도 직접 사진으로 보여드리겠다. ( 실은 자랑질;;; 일 수도 - )

분쇄기는 이전부터 쓰던 크룹스를 쓰고 있다. 세라믹으로 되어 있고 맷돌 방식이라 열이 생기지 않아 원두 맛을 지켜준다.

에쏘 샷도 두 개 구입하고 시럽 담아 둘 용기도. 예쁘게 계피가루 뿌릴 철망 달린 통도 같이. 크림을 담아 둘 작은 포트도 사 두었다. 앙징맞은 에쏘잔도 -

아참. 템퍼도 샀고 템퍼 받침대도 샀다. 템퍼는 저렴한 알루미늄으로 샀고 템퍼 받침대는 짙은 색 원목으로 된 것. 어떤 사람은 받침대 따위 필요없다고 하는데 써 보니 그렇지 않다. 누르다 보면 주변에 원두 가루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청소하기 쉬우려면 받침대 없더라도 플라스틱 접시라도 놔 두어야 한다. 그것보다야 셋트로 된 자그마한 템퍼 전용 받침대가 훨씬 낫다. 장소도 덜 차지하고 보기도 좋다.

이제 문제는 원두 -



이마트에서는 싼 원두를 팔기도 한다던데 자주 품절되어서 미리 예약해두어야 한단다. 코스트코에서도 싼 원두를 파는 모양이던데 여기 울산은 연말이나 되어야 생길 모양이니 패쓰 -

그리고 볶은 지 언제인지 그것도 잘 모르겠고 ;;;

드립해서 먹는 원두는 약배전 - 살짝 볶은 것 - 이 좋은데 내가 잘 먹는 것으로는 이디오피아산 예가체프가 있다. 이건 '넥타스'라는 원두 샵에서 산 것이 가장 맛있었다. 원두를 좋은 걸로 고르는 건지 볶는 기술이 남다른 건지 다른 데서 산 예가체프보다 여기 것이 월등히 맛있었다.

하지만, 에쏘용 원두는?

무엇보다 드립용보다 에쏘용은 원두가 많이 헤프게 들어간다. 그래서 저렴해야 한다....ㅜㅠ

그러다가 발견한 곳이 왕싼커피닷컴 ( http://www.wangssan.com/ )이다. 말해 두지만, 이곳의 협찬 따위 받아 쓰는 글이 아니다. 사이트 들어가 보면 알겠지만 '대한 늬우스' 스타일이다. 뭔가 키치스런 감성이 물씬한다.



예가체프와 만델린을 주문해서 먹어 봤는데 뚜껑 여는 순간 신선한 향내가 물씬했다. 에쏘 먹어도 맛있었고 예가체프도 드립하니 향긋했다. 이번에 다른 것도 먹어 보고 싶어서 골라 봤지만 에쏘용 원두에 관한 정보가 그 사이트에는 전무이다. 그래서 내가 직접 발로 (!) 뛰어 - 실은 손가락 클릭질로 - 정보를 여기 정리해 본다.

1. 브라질 산토스 No 2 (시티중후반)

2. 코스타리카 따라주 SHB (시티중후반)

3. 콜롬비아 모틸론 수프리모 (시티후반에서 풀시티초반)

4. 파푸아뉴기니 A (시티후반에서 풀시티초반)

5. 과테말라 안티구아 SHB (시티후반에서 풀시티초반)

6.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만데린 (풀시티중후반)

7.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AA (풀시티 초반)

8. 케냐 AA (풀시티중후반)

9.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가장 최근[26,27차 이벤트]의 피드백을 고려하여 시티후반으로 변경 됩니다.)

10. 니카라과 SHG (시티중후반)

11. 도미니카 산토도밍고 AA (시티중후반)

그리고

12. 에스프레소 Blend A (분쇄 또는 원두 그대로) (가장 대중적이며, 고소하고 마일드한 스타일)

(브라질 산토스 No 2: 30%, 콜롬비아 수프리모: 40%, 과테말라 SHB: 30%)

13. 에스프레소 Blend B (분쇄 또는 원두 그대로) (바디감이 좋으며 깔끔한 뒷 맛이 특징)

(콜롬비아 수프리모: 50%,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만데린: 50%)

14. 에스프레소 Blend C (분쇄 또는 원두 그대로) (블랜드 A 와 B의 절충형. 상호 맛의 보완성을 위한 블랜딩 조합)

(브라질 산토스 No 2: 30%, 콜롬비아 수프리모: 20%, 과테말라 SHB 20%, 도네시아 수마트라 만데린: 30%)

(에스프레소의 배전도는 계절에 따라 풀시티와 프렌치 사이로 배전됩니다.)

출처 : http://www.cyworld.com/woon23/2718942



볶는 정도에 따라 다음과 같다.

생두->라이트->시나몬->미디엄->하이->시티->풀시티->프렌치->이탈리안


약배전, 중배전, 강배전 이라는 말도 쓰던데 위와 같이도 구분하나 보다.
이탈리안은 잘 본 기억이 없고 내가 아는 한도에서는 프렌치가 가장 강하게 - 새까맣게, 쓰게 - 볶은 것이다.
약하게 볶은 것은 드립용으로 쓰고 중배전 이상 되면 모카포트에 쓴다. 에쏘용 되려면 시티 ( 강배전 ) 이상은 되어야 한다.

단일 품목 원두로 먹어도 되고 몇 가지를 위에 스크랩해놓은 대로 섞어 먹기도 한다. 각 원두샵에서는 자신들만의 배합 방식에 따라 에쏘용 원두를 블렌딩해서 판매하기도 한다. 나는 각 원두 자체의 향을 일단 구분해 내고싶어서 단일 원두로 만들어 먹고 있는 중이다.

저번에 먹은 것이
과테말라 S.H.B  안티구아 - 풀씨티 후반 배전, 스모키한 뒷맛, 균형감있는 산미.
만델링 - 풀씨티 후반 배전, 무거운 흙냄새, 짙은 바디, 강한 쓴맛.
예가체프 - 아이스 커피에 어울리는 커피, 꽃향 + 군고구마 향 - 화려한 맛.

이렇게 3 가지이다. 예가체프는 드립해 먹으려고 산 것. 과테말라도 그렇고 만델링도 그렇고 둘 다 풀씨티 후반 배전이라 에쏘에 어울리는 것이다. 게다가 왕싼커피닷컴 홈페이지 설명에 의하면 만델링 원두가 좋은 걸로 왕창 들어와 있는 상태라서 만델링을 추천한단다. 그러니 저번에 아주 잘 산 것이다. 두 개 먹어보니 내게는 만델링이 조금 더 낫다.

다른 것 먹어 보려고 고르는 중인데 - 처음엔 수프리모를 골랐다. 근데 이건 풀씨티 중반이다. 조금 쓴 맛이 약한 편인데 위의 스크랩 자료를 보니 단일로는 잘 안 먹나보다. 블렌딩할 때 들어간다.

그리고 브라질 산토스도 골랐었는데 이것 역시 풀씨티 중반이다. 이것도 블렌딩용....;;; 어떻게 하지? 뭘 고를까?

케냐 AA 가 풀씨티다. 이것도 고소한 맛이 강하고 괜찮은 커피다. 여름에 냉커피해 먹어도 굉장히 고소하다. 이걸로 할까?

쓴 맛 커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코스타리카 커피( Costarica S.H.B Tarrazu Amapola )도 좋지만 이것 역시 풀씨티 중반 배전이다. 과일 주스같이 새콤 달콤한 커피다.

네팔 마운틴 에베레스트 수프리모가 풀씨티 후반 배전이다. 이건 다크 초콜릿맛이 난다. 별로 쓰지도 않고. 이걸로 한번 먹어 봐야 할 듯.

유기농 커피를 원한다면 엘 살바도르도 괜찮겠다. 이것도 풀씨티 후반 배전이라 에쏘 뽑으면 좋다.

숭늉맛 나는 구수한 커피를 원한다면 몬순. 이건 프렌치 초반이다. 옛날 옛날 배로 원두를 무역하던 시절, 바닷바람 맞으면서 저절로 삭아서 만들어진 것이 몬순이다. 지금은 배송 시간이 빨라져 자연 숙성되기는 힘들고 예전 맛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위해 인위적으로 삭혀 만든다고 한다. 이 커피가 되게 비싼 건데 이 사이트는 6200원에 팔고 있다. 세 봉지 같이 사면 더 싸다.

음... 이번엔 케냐 AA 와 몬순, 그리고 걔네들 다크 블렌딩해서 파는 걸로 세 봉지 먹어 봐야겠다. 세 봉지 같이 사면 - 보통은 세 봉지에 13,000 원 정도인데 케냐 AA 가 다른 것보다 2500 원이 더 비싸다. 그래서 - 합계 - 16,500 원 되겠다 - 여기 배송비 2500 원을 더해야 한다.

사면 봉지에 볶은 날짜가 찍혀 있다. 주문받아 바로 볶기 시작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신선한 원두는 드립할 때 물을 부으면 많이 부풀어 오른다. 일단 갈 때부터 온 집안에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가장 원두가 맛있을 때는 볶은 지 나흘 이상 지났을 때라고 한다. 볶아 놓은 원두도 숙성 기간이라는 걸 필요로 한단다.
볶은 지 얼마 안되는 원두는 새까만 원두에 참기름 발라 놓은 것 같은 기름기가 돈다. 강배전일 경우에 말이다. (약배전은 기름기가 처음부터 별로 없다. ) 시간이 지나면서 원두가 다시 오일을 흡수하므로 터벅하게 윤기없는 상태가 되어 간다. 실온에 두었을 경우, 개봉한 뒤로 3주가 지나면 커피로서 최상의 맛은 없어진다고 보면 된다.



참고 삼아 더보기 안에 각 커피별 맛에 대해 정리해 놓은 것을 첨부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