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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나들이

[베/캄 여행기10] 캄보디아 식당의 은컵이 진짜인지 알아내는 방법

  

 식사할 차례 -

우리가 간 곳은 쌈밥집이었다. 9편에서 얘기한 대로 캄보디아 야채의 맛은 우리나라의 것과 거의 흡사했다. 유기농인지 간간이 벌레 먹은 것들이 보이기도 했지만 색깔도 고운 초록이었고 싱싱해 보였다. 맛도 굿굿~!!! 중간 사발에 된장국이 들어 있고 각자 각접시 안에 조금씩 된장국을 덜어 둔다. 그리고 갖가지 나물들과 고추장, 강된장등을 넣고 슥슥 비벼 먹어도 된다. 앞 쪽 고추장 비빔밥이 굉장히 맛있는데 사진상으론 웬지 ;; ㅎ 자기 밥 고추장 색깔은 맛깔스러워 보이는데 사진 속 남의 밥 고추장 색깔은 지저분해 보이는 건 왜일까?? ㅡ.ㅡ;;;;;;; 이건 자기가 설겆이한 밥그릇에 고추가루 하나 붙어 있는 건 응? 하고 대수롭지 않게 손가락으로 닦아내면서 남이 설겆이 한 뒤 끝에 고추가루 하나 붙어 있으면 아주 불결하게 느껴지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

 야채가 어째 보기에 싱싱해 보이는지?? 나물은 무한 리필, 그리고 쌈 야채들도 무한 리필이다. 비벼 먹을 때 넣으라고 참기름도 준다 . 여기서 강된장을 봤는데 사실 이 곳 캄보디아에서 된장이 그리 흔한 것은 아닌 듯 했다. 쌈된장을 주는 것은 굉장한 서비스라는 것 - 그런데 - 저기 그릇 들 사이로 물컵 하나가 보이는지?? 얼핏 보기에 은색이다. 정말 은으로 만든 은컵일까??

 
은일까?? 은같은데 - 앞에 우리 일행, 선생님들은 아닐 것 같다고 하신다. 비싼 은컵을 거의 한 사람에게 하나 꼴로 물컵으로 제공할 리가 없다는 게 근거의 이유.


세공이 매우 섬세하다. 주석으로 만든 걸까?? 난 여행 오기 전에 잠깐 읽었던 캄보디아에 관한 짧은 정보문에서 산업 기반 제로의 캄보디아에서 그나마 은 세공 제품이 주요 특산물 중의 하나라고 적혀 있던 걸 기억해냈다. 그리고 뭔가 딱딱하지 않고 물러 보이는 느낌이 - 92.5 퍼센트의 순도 스털링 실버가 아니라 순도 100 에 가까운 은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들었다. (은은 원래 무른 성질이라 가공품의 미적인 완성도를 위해 92.5 퍼센트의 은을 넣고 다른 성분으로 채운다고 한다. 그러면 딱딱해서 반듯한 성형이 이루어진다. 이것을 스털링 실버라고 한다고 ) 은이라는 결론에 맞추고는 뒷받침할만한 정보를 수집해 보는 - ;;


컵을 탁 뒤집어 놓고는 뒷 부분을 살펴 보았다. 그리고는 마치 내가 셜록 홈즈라도 된 듯이 선생님들께 설명을 시작했다. 

자, 이 컵 뒷 부분을 보세요. 바닥에 자주 닿아 닳아 진 이 부분들요 - 만약 이것이 은으로 코팅된 컵이라든가 주석으로 된 것이라면 닳아 없어진 이 부분의 색깔이 이런 색이 아닐겁니다. 검은 색이 드러났거나 조금은 짙은 , 다른 색이 나왔을 거에요.. 그리고, 약간은 무른 듯한 외관의 느낌으로 보건대 이 컵은 순도가 아주 높은 은컵임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다들 고개를 끄덕끄덕 -
그 때 갑자기 둘째 기윤이가 소리친다. 

어머니, 저 벽을 보세욧~!!!!!!!

 

 
허걱~!!!! "은컵, 가져가지 마세요"!

괜한 헛짓을 했다....;;;;;;;;;; 난 저걸 분명히 미리 보지 못했다. 순수한 나의 추리였다는 말 ;;; 미리 못 본 거 맹세도 할 수 있다...☞☜


캄보디아 특산물들을 참고로 설명해 드리면 - 고급 목재 및 목 조각, 은 세공품, 실크, 상황버섯(정글 속의 산뽕나무에 자생하는 자연산), 천연고무인 라텍스, 루비, 사파이어, 투어마린등의 천연보석 이다. 오랜 내전으로 제조업 기반 시설이 붕괴되어 기본적인 소비재조차 인근 태국에서 수입에 의존하는 전형적인 소비시장이다. 어느 정도냐 하면... 전기 조차도 베트남, 라오스, 태국으로부터 수입해서 쓴다고 -


식사를 마친 뒤 - 우리는 툭툭이를 타고 다음 관광지인 앙코르 톰과 바이욘 사원으로 향하게 된다.

다음 11편에서 캄보디아 왕국을 처음 발견했던 최초의 탐험가에 관한 얘기를 전해 드릴 수 있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