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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장/예쁘거나멋지거나

인어, 인어 공주야 -














































































































































































































































































































































머메이드는 그 이름대로 바다의 소녀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중세의 판화 등에서는 종종 오른손에 거울을 들고 왼손에는 빗을 쥐어 긴 머리를 빗고 있는, 하반신은 물고기 꼬리를 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그녀들의 머리카락은 언제나 금발이라고 일컬어지는데 이는 후기에 들어와서 많이 각색된 것이고, 초기에 그려진 그녀들의 모습은 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머메이드는 '인어'로 번역되는 경우가 많은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여성' 인어를 가리키는 말이다. '남성' 인어는 머맨(Merman)이라고 불리며 대부분의 경우, 머메이드보다 추한 모습으로 여겨졌다.

그녀들은 바다에서 죽은 사람들이나 배에 태워져서 바다로 매장되는 사람들의 영혼을 자신들의 궁전으로 인도하는 죽음의 여신이었다. 또한 머메이드는 민네(Minne)라고도 불렸으며, 중세의 음유시인 사이에서는 인간이 상상하는 어떠한 모습과도 닮지 않은 자라고 여겨졌다.

켈트 신화에서는 머메이드가 메로우(Merrow)라고 불렀다. 뿔이 없는 수소의 모습으로 바다에서 나오며, 사람의 모습을 할 때는 물고기 꼬리를 가지고 있고, 손가락이나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코홀린 드류(Cohuleen Driuth)라는 빨간 깃털이 달린 모자를 쓰고 있었다. 이 모자는 사실 그녀들이 수중에서 사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이었다.

남자 메로우1)는 녹색 이빨과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으며 돼지와 같이 붉은 눈과 코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세헤라자드가 941∼946일째 밤 사이에 이야기한 머메이드 아브둘라도 메로우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머메이드의 발생은 고대인이 어떠한 자연 속에도 인간과 같은 백성이 있다고 믿어왔던 것에서 비롯되었다. 그러한 시각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강이나 바다로 향해졌다. 특히 바다에는 많은 고대인들이 인어와 같은 존재가 산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이와 비슷한 발상은 바다에 사는 시라이온이나 시호스의 발생으로도 연결된다). 더구나 그런 존재들은 신으로 추앙받기에 이르렀다. 그 기원을 찾아보면 아마도 고대 이집트나 바빌로니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이다.

바다에 사는 생물을 여신으로서 최초로 숭배했던 사람들은 고대 이집트인들이다. 이는 이집트의 옛 이름이 타 메라(Ta-Mera), 즉 '바다의 나라'였던 것으로도 상상할 수 있다. 또한 Mer(메르)라는 말이 이집트어로 '물'을 나타내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가 인어로 등장한다. 이는 이집트의 바다의 여신들에게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리스 신화에는 그 외에도 많은 머메이드와 닮은 신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포세이돈의 아들 트리톤이 그렇다. 트리톤은 상반신이 사람이고 하반신은 물고기의 꼬리를 가지고 있으며, 포세이돈이 모습을 나타내면 반드시 같이 따라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이집트의 인어 숭배의 영향은 많은 국가들로 퍼져나가 바빌로니아와 페르시아, 인도 등지로 전해졌다.

머메이드는 파도가 거세게 몰아치는 암초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그녀들(남자 인어도 포함해서)은 바다 깊숙한 곳에 궁전을 가지고 있으며 그곳에 살고 있었다고 한다. 『아라비안 나이트』에는 그런 궁전에 간 남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녀들이 좋아하는 먹이가 바다의 진미인 어패류였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전승들 중에는 바다 빠져 죽은 자의 생기(生氣)라는 경우도 있다. 만일 그녀들이 어패류를 좋아했다면 그 이빨도 튼튼했을 것이고 팔이나 턱의 힘도 엄청났을 것임에 틀림없다.

머메이드를 보았다는 이야기는 상당히 많이 남아 있다. 저 유명한 콜럼버스조차 항해를 했을 때 두 마리(두 명?)의 머메이드를 목격했다고 항해일지에 적어놓고 있다. 또한 19세기의 영국 해상법에는 영국 영해 안에서 발견되고 포획된 인어는 모두 그 소유권이 대영제국에 있다고 정해져 있었다. 실제로 잡았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이와 같이 옛날 사람(지금도 마찬가지?)들은 머메이드의 존재를 당연한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켈트 신화에서 전해지는 인어 메로우를 본 사람은 그다지 기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폭풍의 전조가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머메이드의 정체가 듀공(해우 海牛)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단정지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






사진 콜렉팅과 글, 음악, 모두 베스티즈의 이경실님에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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